얘야, 겨울도 점점 깊어가는구나. 기러기가 줄을 지어 날아가고 있네. 기러기를 보니 문득 떠오르는 이야기가 있구나.기러기는 말이야, 가족들을 살리기 위해 일부러 다친 척하기도 한단다.
가족을 이끌고 있는 아버지 기러기는 이른 새벽부터 먹이를 찾아 나선단다. 다른 가족들은 아직 잠들어 있을 때이지. 먹이를 찾게되면 먼저 맛을 본단다. 혹시 다른 가족들이 먹었을 때에 잘못되지 않을까 싶어서이지.
먹이가 안전하다고 생각되면 가족들을 이끌고 먹이가 있는 곳으로 날아간단다. 거기서도 아버지 기러기는 또 희생 정신을 발휘한단다. 가족들이 먹이를 먹을 동안 자신은 제대로 먹지 않고 높은 곳에 올라가 망을 보는 것이지.
높은 곳이 없으면 가족들 틈에 섞여 자신은 제대로 먹지 않고 이따금씩 고개를 들어 누가 다가오지는 않는지 두리번두리번 살핀단다. 그러다가 조금이라도 이상한 낌새가 보이면 후다닥 날갯짓을 하지. 그러면 모든 가족들이 한꺼번에 우루루 날아오른단다.
그런데 가족들이 먹이를 금방 먹기 시작하여 제대로 날아오르지 못할 형편인데 사람들이 다가오면 어떻게 할 것 같니?
아버지 기러기는 일부러 사람이 있는 쪽으로 비실거리며 다가간단다. 크게 다친 듯이 일부러 다리를 절뚝거리고 날개도 퍼덕인단다.
'어, 저 기러기가 왜 저러지? 아마도 다친 모양이로구나. 제대로 도망치지 못할 것 같으니 저놈부터 붙잡자.'
사람들이 기러기를 잡으러 오면 아버지 기러기는 일부러 가족들과 멀리 떨어진 곳으로 달아난단다. 물론 잡힐 듯 말 듯하면서…….
'이놈의 기러기가 곧 잡힐 듯 하면서도 자꾸만 달아나네.'
사람들은 안달이 나서 자꾸만 기러기를 따라 달리게 된단다. 그러면 아버지 기러기는 '이제 이만큼 왔으니 우리 식구들은 괜찮을 거야' 하면서 날아오른단다.
그리고는 가족들에게로 날아가 위험 신호를 보내지.
"괘액괘액! 사람들이 우리들을 잡으러 온다. 자, 모두 나를 따라라. 북쪽으로 도망을 가자!"
그러면 기러기 가족들은 일제히 날아올라 도망을 치게 된단다.
그리고 높은 하늘을 날아갈 때에도 아버지 기러기는 맨 앞에서 바람을 막아준단다. 겨울 하늘에 기러기들이 'ㅅ'자를 그리며 날아가는 것은 모두 아버지 기러기 날개 밑으로 가족들이 바람을 피하면서 날아가기 때문에 생긴 모습이란다.
기러기 가족들은 아버지 기러기의 인도로 수천 리를 여행한단다. 이 여행에 참가한 아기 기러기는 여행이 끝날 무렵이면 훌륭한 어른 기러기로 자라게 되지.
이처럼 아버지 기러기는 가족들을 위해 부지런히 일하고 또 위험한 일도 마다하지 않는단다.
얘야, 이러한 아버지 기러기를 보니 너는 어떤 생각이 드니?
그런데도 이러한 성질을 알아챈 사람들은 먼 곳에 숨어서 망을 보는 아버지 기러기를 먼저 쏘아 맞힌단다. 그러면 그 기러기 가족들은 어떻게 되겠니?
심후섭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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