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올해의 사자성어 '上火下澤'

'서로 등돌렸다' 뜻…교수들 선정

올해 한국사회를 풀이하는 사자성어로 '위에는불 아래는 못'이라는 뜻의 '上火下澤'(상화하택)이 선정됐다. 교수신문이 최근 교수신문, 일간지 등에 칼럼을 쓰는 교수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19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2005년 한국의 정치·경제·사회에 적합한 사자성어로 38.5%가 '上火下澤'을 선정했다.

주역에 나오는 이 사자성어는 서로 이반하고 분열하는 현상을 뜻하는 말로 끊임없는 정쟁, 행정복합도시를 둘러싼 비생산적인 논쟁, 지역 및 이념 갈등 등 우리 사회의 소모적인 분열과 갈등 양상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교수들은 이 와중에 사회 양극화는 더욱 심각해져 농민들의 삶은 더욱 피폐해지고 비정규직 노동자는 더욱 확산됐다고 지적했다. 또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위선이 그 어느 해보다 많이 드러났음을 지적한 羊頭狗肉(양두구육. 양머리를 대문 앞에 달아놓고 개고기를 판다)이 13%, 정제되지 못한언어가 난무한 한 해를 빗댄 舌芒於劍(설망어검. 혀는 칼보다 날카롭다)이 11.5%였다.

상대방의 작은 허물을 찾아내 비난한다는 의미의 吹毛覓疵(취모멱자. 살갗의 털을 뒤져서 흠집을 찾아내다), 勞而無功(노이무공. 힘을 써도 공이 없이 헛수고만 한다)도 순위에 들었다.

가장 안타까운 일로는 단연 '황우석 교수와 PD수첩 사태'(58%)를 꼽았고 이어사회적 빈곤 심화(9.5%), 대책없는 쌀 개방과 연이은 자살(6.0%), 철 지난 이념대립(3.5%) 순이었다.

가장 기쁜 일로는 '없다'는 응답이 22%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사립학교법 개정안 통과(14%), 한반도 평화분위기 조성(8.5%), 역사 바로 세우기(7.0%) 순으로 응답했다. 올해 최고의 실천가에는 개발주의에 맞선 지율 스님(9.5%)이 꼽혔고 청계천을복원한 이명박 서울시장(9.0%),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실천하고 있는 박원순 변호사( 6.0%) 등이 꼽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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