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아파트 분양 내년 '사상 최대'

2006년은 대구 아파트 시장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공급 물량이 지나치게 많은데다 고공 행진을 거듭해온 분양가도 여전히 불안하기 때문이다.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주택보급률을 유지하고 있어 수요 심리가 살아 있지만 8·31 부동산 종합대책 이후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있는데다 2002년 이후 본격적으로 공급된 입주 물량이 많은 등 뛰어넘어야 할 악재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업체 뿐 아니라 서울을 중심으로 한 외지 업체들이 내년도에도 공격적으로 지역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어 수요 심리가 가라앉을 경우 지역 주택 경기가 위축될 가능성도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얼마나 공급되나

주택 업체별로 아직 정확한 내년도 공급 규모를 확정 짓지는 않고 있지만 분양 물량이 최소 3만5천 가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올해 분양 예정이던 1만 가구가 내년도 분양 시장으로 넘어간데다 달서구 송현 주공과 성당 주공 등 대규모 재건축 단지 분양 물량이 1만 가구에 이르며 신규 공급 예정인 물량도 1만5천가구로 추산되고 있다.

우방 강성운 영업부장은 "현재 윤곽이 드러난 공급 가구만도 이 정도지만 사업 준비단계에 있는 물량도 최소 1만 가구를 넘어서고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내년도 공급 물량이 4만 가구에 이를 수도 있다"며 "주택 경기에 따라 어느정도 물량 조정이 있겠지만 외환 위기 이후 최대 규모 공급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IMF 이후 지역에서 공급된 아파트 규모는 99년 2천893가구를 시작으로 2000년 1만7천715가구, 2002년 2만1천 가구 등이다. 또 2003년에는 2만6천900가구가 2004년에는 1만8천900여 가구, 올해는 2만4천800가구 정도가 신규로 공급됐다.

최근 3년간 공급 물량만 대구 지역 전체 주택 수 71만 가구의 10%인 7만 가구에 이르며 2006년 공급 물량까지 합친다면 10만 가구가 몇년새 시장에 풀리는 셈이다.

부동산114 이진우 대구경북지사장은 "외환 이후 지역 주력 주택업체들이 잇따라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한동안 타지역에 비해 주택 공급이 적었지만 최근 몇년간 물량이 지나치게 많다"며 "내년도에는 분양 물량이 많은데다 2003년 이후에 분양된 아파트들이 입주를 시작하게 돼 시장 상황의 혼전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내년에는 분양 시장을 주도해왔던 수성구와 달서구 뿐 아니라 동구와 남구 지역에서도 대규모 분양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동구의 경우 혁신도시로 선정된 신서동 주변으로 6, 7개 단지가 분양을 준비중에 있으며 신천동과 신암동 등 구 시가지도 본격적으로 재개발에 들어갈 예정이다. 남구는 미군 헬기장 이전을 계기로 6, 7개 단지가 분양 준비 중에 있다.

한편 대구 지역 주택보급률은 해마다 1, 2%씩 올라가고 있지만 올 기준으로 87% 수준이며 이미 100%를 넘어선 부산시를 비롯 6대 광역시 중 가장 낮은 상태다.

▨분양가는

공급 물량이 많지만 지난해 이후 수직 상승하고 있는 분양가는 쉽사리 안정 기미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서민들의 내집마련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우선 대구 지역 분양가를 주도하고 있는 수성구 지역 대기 물량들의 가격이 올해보다 조금씩 올라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내년초 범어동에서 분양을 준비중인 모 업체는 "일단 토지 구입 비용이 해마다 20, 30%씩 상승하고 있는데다 건축법 개정으로 건축비 상승 부담도 많다"며 "범어동을 기준으로 내년도 분양가도 최소 1천100~1천200만 원 사이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다 상대적으로 분양 가격이 낮았던 동구는 혁신도시 발표 호재로, 북구·남구 지역 가격은 수성구 분양가의 급상승 영향으로 꾸준히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공급 물량이 많은데다 수요 심리까지 위축된다면 분양가 상승세는 어느정도 잡힐 것으로 보인다. 분양대행사 대영의 이호경 사장은 "미분양 물량이 계속 쌓인다면 분양 업체들이 수익성에 맞추어 분양가를 계속 올릴 수는 없을 것"이라며 "몇년동안 분양가가 지속적으로 오른 만큼 더이상의 가격 상승은 수요 시장이 받아 들이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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