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손예진·송혜교 크리스마스 대격돌

배우 손예진과 송혜교가 크리스마스를 맞아 들뜬 연인과 청춘들의 가슴을 사로잡기 위해 극장가에서 격돌을 펼친다.

82년 동갑내기인 두 여배우는 각각 성격이 180도 다른 로맨틱 코미디 '작업의 정석'과 최루성 멜로 '파랑주의보'를 들고 크리스마스 시즌을 공략한다. 둘다 20대 청춘을 타깃으로 삼은 작품이지만 취향에 따라 느끼는 감흥에서는 엄청난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

공식 개봉일은 22일이지만 두 작품은 크리스마스 이브와 크리스마스가 낀 23~25일 3일간 본격 관객몰이에 나설 전망이다. 이들의 무기는 '태풍' '킹콩' '해리포터와 불의 잔' 등 힘을 잔뜩 준 블록버스터들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말랑말랑한 감성에 소구한다는 것과 크리스마스 시즌에 딱 어울리는 기획영화라는 점이다.

실제로 두 영화는 블록버스터들의 스크린 쟁탈전 속에서도 각각 전국 360개, 180개의 스크린을 확보하는 파워를 과시했다. 사랑에 관한 영화가 필요한 시기를 정면으로 공략한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

손예진은 '작업의 정석'에서 지금껏 보여준 청순하고 순수한 이미지를 과감히 배반하는 재미를 안겨준다. 톡톡 튀는 젊음과 상큼 발랄한 매력을 한껏 뽐내며 내숭 100단에서 꼬리 아홉 달린 구미호, 그리고 아줌마 뺨치는 뻔뻔함을 자유자재로 오간다.

그의 이러한 변신이 결코 억지스럽지 않은 덕분에 영화는 여러 허점에도 불구하고 유쾌하고 즐거운 킬링 타임용 무비로 부족함이 없어보인다. '작업'의 '선수'들의 이야기이니 온갖 에피소드가 말초적 신경을 자극한다.

"재미있는 영화에 동참하고 싶었다"고 밝힌 손예진은 스크린에서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망가져줬고, 보너스로 이효리 뺨치는 섹시한 댄스까지 선사한다.

반면 송혜교는 이와 전혀 다른 전략을 구사했다. 드라마 '가을동화'에 이어 순백의 아름다움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일본에서 1천만 관객을 울린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를 원작으로 한 '파랑주의보'는 전형적인 순수 멜로 영화. 너무 티없이 맑고 깨끗해 다소 지루하게 여겨질 정도인데, 섬마을 고등학교 소년·소년의 첫사랑을 그렸다.

이 영화를 통해 드디어 스크린에 데뷔한 송혜교는 첫 영화에서 오는 긴장과 부담감을 자신의 전공 과목을 선택함으로써 씻어냈다. 그가 극중에서 보여준 순수한 소녀의 캐릭터는 관객이 송혜교에게 기대하는 익숙한 모습으로 부담없이 다가온다.

평소 그의 미소와 눈물에서 위안을 받아온 사람에게는 '파랑주의보' 역시 모험을 걸지 않는 선택이 될 것이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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