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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총생산 '쑥쑥'…대구는 최하위 성장률

대구와 경북의 생산력 격차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경북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위에 오른 반면 대구는 전국 최하위의 성장률에 머문 데 이어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인구비중에 미치지 못하는 생산력 부진을 나타냈다.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2004년 16개 시·도별 지역내총생산 및 지출'에 따르면 대구의 1인당 지역총생산은 지난 93년 이후 17년째 꼴찌 행진을 계속하고 있으며 전국 16개 시·도 중 유일하게 1천만 원을 밑도는 기록도 계속 이어가고 있다.

◇대구·경북의 양극화=2004년 경북의 명목 총생산은 56조6천98억 원이었다. 이는 전년보다 14.2%나 증가한 것으로 전국 평균(7.7%)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의 6.8%에서 0.4%포인트 높아진 7.2%로 서울(23.1%), 경기(19.9%)에 이어 전국 3위를 기록했다.

2000년을 기준으로 한 실질 증가율은 8.2%로 경기(9.8%), 충남(9.3%), 울산(9.0%)에 이어 전국 4위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전국평균(5.1%)의 두 배에 가까운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반면 대구의 총생산은 25조3천941억 원으로 전년보다 3.6%가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1년부터 매년 감소해 3.2%에 머물렀다. 이는 대구의 인구비중(5.2%)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이 같은 격차는 1인당 총생산에도 그대로 반영돼 대구는 994만3천 원으로 전국 최하위 수준인 반면 경북은 그 두 배가 넘는 2천115만3천 원으로 울산, 충남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대구의 1인당 총생산은 전국을 100으로 했을 때 60.7수준에 그치는 것이다.

◇경북에서 벌어 대구에서 쓴다=대구의 생산력은 크게 뒤떨어지고 있지만 소비는 비교적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1인당 민간소비지출 수준은 전국을 100으로 했을 때 98.2로 서울(119.8), 부산(101.0)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은 소비수준을 보였다.

이처럼 생산력에 비해 소비수준이 높은 이유에 대해 통계청 관계자는 "대구 사람들 대부분이 빚을 내 소비한다고 볼 수 없다"면서 "구미나 경산 등 생산시설이 밀집된 지역에 직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실제로 소비는 대구에서 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재화와 서비스의 순이입(이입-이출)에서 대구가 7조175억 원으로 1위에 오른 것도 대구의 소비수준이 높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이는 대구 자체의 생산수준으로는 소비를 충당할 수 없어 7조175억 원만큼의 재화와 서비스를 민간 또는 공공부문이 대구로 들여왔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정경훈기자 jgh031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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