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학법 투쟁 '식물국회' 어떻게 될까

한나라 국회 U턴 실낱 가능성

2005년도 마지막 국회가 불과 일주일 남았지만 '식물국회'가 계속될지 관심사다. 사학법 처리에 반발한 한나라당은 장외투쟁을 계속할 방침이고, 열린우리당은 현안 처리를 이유로 단독국회 개최를 시사하면서 합의방안 도출을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양당이 제 고집대로만 가고 있기 때문이다.

◆금주 초가 고비

정부가 27일 국무회의를 열어 여야 대치의 핵심인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의결해 공포키로 하자 한나라당은 그날 텃밭인 대구에서 시학법 무효화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했다. 따라서 27일까지는 양당의 입장변화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여권은 지난 25일 "사학법 개정안에 대한 일부의 재의 요구를 대통령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전혀 없다"며 "법 개정안은 예정대로 공포하되 앞으로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일부에서 우려하는 사항을 보완해 사학 자율성이 최대한 구현되도록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장외투쟁을 계속하는 한편 지난 26일부터는 사학법의 부당성을 알리는 언론매체 광고도 게재키로 했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최근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든지 재의를 요청할 때까지 투쟁한다고 이미 말한 바 있다. 이렇게 끝낼 것이라면 시작도 안 했다"며 국회등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막판 대타협 있을까?

열린우리당은 28일부터 30일까지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 일정을 잡아 놓은 상태. 이 기간 내에 반드시 내년 예산안 및 핵심현안을 처리한다는 입장이어서 한나라당과 재협상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은 지난 2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본인의) 정치적 예측력이 부족하다. 사립학교법 통과시 이런 (과격한) 투쟁이 있으리라고는 전혀 예측 못했다"며 한발 물러설 자세를 취했다.

강재섭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26일 "우리를 대화 파트너로 인정하려는 자세가 전혀 없어 대구집회까지 그대로 가되 본회의가 열리기 전인 28일 오전 의총을 열어 의원들 의견을 다시 한번 수렴해 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박 대표가 "이렇게 끝낼 것이라면 시작도 안 했다"며 강경투쟁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그대로 실현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손학규 경기도지사 등의 "날치기에 대한 투쟁도 중요하지만 국민에 대한 무한책임은 더욱 중요하다"는 주장이 당내에서 세를 얻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우선 예산안을 통과시키고 장외투쟁은 별도로 사학법이 시행되는 7월까지 지속하자는 주장이 더 합리적"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따라서 28일 이후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에 '은밀히' 등원 명분을 주고 한나라당이 의총을 열어 등원 쪽으로 기운다면 예산안 처리에 대한 막판 대타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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