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 지역의 고등학교 설립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다. 최근 경북대 사대 부설 중·고교의 달서구 이전이 확정되고, 공립고교 신설이 잇달아 무산되자 주민들이 공립고교 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조직적인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침산동, 칠성동, 노원동 등 북구 강남 지역 주민 50여 명은 최근 '북구강남고등학교 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인터넷 카페를 개설했다. 현재 카페 회원은 200여 명. 회원들은 "버스 노선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학교로 아이들을 보낼 수 없다"며 남자 고등학교 설립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의 불만은 크게 두 가지. 남자고등학교가 몰려있는 복현동으로 통학하는 교통편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것. 고2와 중3 남매를 두고 있다는 이금희(46·침산3동) 씨는 "아침마다 아파트에는 아이들의 등교 차량 행렬이 이어지고 택시잡기 전쟁이 벌어진다"며 "잇따른 아파트 건설로 인구 유입은 계속되는데 왜 이 지역 주민들만 교육에서 소외받아야 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학원을 운영하는 김구표(45·침산3동) 씨는 "아침마다 학원 차량을 이용해 학생들을 인근 고교로 통학시키고 있다"며 "주민들의 불만이 높은 만큼 곧 조직적인 활동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최근 침산동과 칠성동 일대에 대단위 주상복합단지가 잇달아 분양 및 입주를 하고 있는 데도 교육청은 현재 수준으로도 충분히 학생 수용이 가능하다는 이해할 수 없는 주장만 늘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수성구에서 30년 넘게 살다가 이곳으로 이사왔다는 곽모(37·북구 침산3동) 씨는 "학교 설립은 지금부터 추진해도 5~6년 뒤에나 가능하다"며 "아이들은 자꾸 커가는데 다닐 학교가 없으면 모두 수성구로 이사가라는 말이냐"고 했다.
김종문 북구의회 운영위원장은 "칠성동과 고성동 일대가 주거환경개선지구로 지정되고 노원1가에 재개발이 추진되는 등 향후 이 일대에 들어서는 아파트만 1만5천 가구가 넘을 것"이라며 "침산3동 북구보건소 뒷편 옛 무림제지 부지 1만 여평에 공립학교를 설립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의 불만 제기가 거듭되고 있지만 대구교육청의 자세는 요지부동. 교육청은 진학 예정 학생 수가 당초 수용계획에 현저히 못 미치기 때문에 학교 설립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교육청은 지난 2003년부터 추진해온 36학급 규모의 동변고교 설립을 취소한다고 최근 북구청에 통보했다. 또한 칠성동, 침산동 일대 7개단지 5천604가구를 담당할 고교 설립도 무산됐다.
교육청은 "북구 강남 지역의 학생 수용 전망을 고려할 때 강남 지역에는 이미 영진고, 성광고, 경상고 등 남학교 3곳과 경명여고, 경상여고, 성화여고 등 여학교 3곳이 설립·운영되고 있어 현재 수용시설로도 충분하다"고 밝혔다. 현재 교육청은 북구 칠성동2가에 2010년 3월까지 32학급 규모의 초등학교(가칭 칠정초교)와 2008년까지 36학급 규모의 칠성중(가칭)을 신설할 계획은 갖고 있지만 교교 신설 계획은 없는 상태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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