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치아의 건강이 나빠지거나 치아가 빠진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아무리 입안의 건강관리를 잘해도 치아는 어쩔 수 없이 빠지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예방치의학계에서는 오랜 시간 동안 치아를 사용하기 때문에 병이 들 위험이 높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라고 한다. 치아 건강에 관심을 갖고 정성껏 관리한다면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28개의 치아를 입안에 살아남게 할 수 있다는 뜻이다. 80년대 일본에서 80세까지 20개의 치아를 건강하게 유지하자는 뜻의 '8020'이란 표어로 노인 구강건강에 대한 청사진을 제공했던 이유도 여기에 근거를 둔 것이다.
구강 내에 생기는 가장 대표적인 병은 충치(치아우식증)와 잇몸병(풍치, 치주질환)이다. 충치는 나이가 들면서 잇몸 쪽에 있는 치아의 뿌리 부분(치근우식증)에 자주 생긴다. 잇몸병이 생기면 이가 시리게 되고 찬 물, 신맛의 과일 등을 먹기가 힘들어진다. 통증을 느끼거나 심한 경우는 고름이 나오기도 한다.
충치를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세균 중 하나는 '뮤탄스' 세균이다. 잇몸병은 비교적 다양한 세균에 의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자연적인 치아를 오랫동안 보존하려면 입안에 이러한 세균들이 살아남지 못하도록 청결하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구강 청결을 위해서는 올바른 칫솔질과 치간칫솔의 사용이 기본이다. 특히 자기 전에는 반드시 칫솔질을 해야 한다. 만일 하루에 한 번밖에 칫솔질을 할 수 없다면 취침 전에 하는 칫솔질을 권하고 싶다.
지금까지 치과는 이가 아프거나 씹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때만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평생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고 싶다면 치아 청결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6개월에 한번씩 치과를 방문하고 치태·플라그를 제거하도록 하는 진료가 필요하다.
치아나 잇몸은 일단 병이 들면 처음의 건강한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 불가능하다. 구강병이 다른 어떤 질병보다도 예방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건강할 때부터 전문가와 함께 보살핀다면 나이가 들어도 자신의 치아만을 사용하면서도 맛있는 음식을 먹고 사람들과 만나서 즐거운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치아를 여러 개 잃었고 잇몸이 나쁘다고 실망할 필요도 없다. 그런 상태에서도 구강위생상태를 철저하게 관리하면 더 이상 나빠지지 않을 뿐 아니라 음식을 씹는 기능 등은 조금 좋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치과에서 치료를 받을 때에도 그 치료의 효과가 좋아지고 유지되는 기간이 그만큼 늘어난다. 입안의 건강을 위해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평생 관리를 시작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일 것이다.
최연희 경북대 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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