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에서는 한복을 입은 미모의 여가수들이 '첨밀밀' 등 중국가요들을 유창하게 부르고 있다.
넓은 홀안에서 식사를 하던 중국인들이 노래를 따라부르면서 저녁식사를 즐기고 있다.
이곳은 중국 베이징의 한 북한식당.
음식한류는 한국식당을 넘어 북한식당에까지 넘실대고있다. 중국에 진출해있는 북한식당들도 한류특수(韓流特需)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이다.
베이징과 상하이 선양(瀋陽) 등 중국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북한식당은 40여개안팎. 이들 식당의 주고객은 한국교민이나 한국단체관광객들이었다. 그래서 한국교민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베이징의 왕징(望京)지역에는 북한식당끼리의 전쟁이라고 할 정도로 몇년사이에 북한식당들이 줄지어 들어서거나 폐업했다. 지난 20004년 '옥류관'이 문을 열었고 '평양해당화'도 분점을 개설했다. 비슷한 시기에 영업실적이 부진하던 '비로봉식당'은 폐업했다. 이 지역에는 식당뿐 아니라 '평양대성산관'이라는 북한술집까지 들어섰다.
그러나 대장금이후 북한식당의 주고객층이 달라지고 있다. 베이징의 북한식당 중 비교적 영업실적이 좋은 것으로 알려진 해당화와 류경식당, 옥류관 등을 찾는 손님의 절반은 중국사람이다. 이전에는 80%가 한국사람이었다. 옥류관에서 식사를 하던 한 중국인 부부는 북한식당을 찾는 이유에 대해"한국음식맛이 아주 좋다"고 말했다. 중국인들은 북한식당이나 한국식당,조선족식당의 모든 음식을 '한국음식'으로 알고 있다.
북한식당은 가자미식해와 단고기, 소라신선로 등의 특색음식으로 중국인과 한국교민들의 입맛을 끌고있다. 점심과 저녁시간 등 하루 두차례 춤과 노래를 곁들인 공연서비스는 북한식당을 찾는 또다른 즐거움이다. 복무원들은 하나같이 빼어난 미모를 갖춘 젊은 여성들로서 춤과 노래실력 또한 수준급이다. 그들은 출신성분이 뛰어나고 평양에서 예술학원 등 대학을 졸업한 재원들이다.드라마 대장금에서와 같이 한복을 차려입은 북한식당 복무원은 한국음식이상으로 중국인들에게 매력적이다.
복무원들도 한류를 알고있을까. 옥류관의 복무원 김설영(金雪英 21)씨에게 '한류와 대장금을 알고있느냐'고 물었더니"한류가 뭡네까"라고 반문하고는"중국사람들이 대장금.대장금 하는데 그게 뭡네까"라고 되묻는다. 한국드라마를 보지못하는 복무원들로서는 갑자기 밀어닥치는 중국인들과 대장금얘기가 생소한 셈이다.
북한식당의 가격은 만만치 않다. 중국에 있는 웬만한 한국식당보다 비싼편이다. 북한이 중국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것은'외화벌이'차원이다. 한복을 입은 북한여가수와 대장금의 한복입은 이영애가 오버랩되고 심지어 한복입은 복무원이 정성껏 서빙해주는 북한음식은 중국인들에게 드라마 '대장금'속으로 빠져든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하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사진 : 북한식당 옥류관의 가수가 노래를 부르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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