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알수록 약되는 한방상식-인진쑥

◆인진쑥

더위지기쑥은 우리나라 각지에 흔히 나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사람들에게 인진쑥(인정쑥)으로 알려져 있고 간이 나쁜 사람이라면 한번쯤 먹어 보았거나 이름이라도 들어 보았을 정도로 유명하다. 중국과 일본에서 사용하는 사철쑥은 약성이 약하다.

간이 나빠지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다. 위장에 발생한 탈이 간에 영향을 미쳐 염증이나 황달이 생기거나 간이 혹사당하여 병이 나는 경우다. 위장이 먼저 나빠지는 경우는 주로 술과 음식 때문이다. 위장이 술에 혹사당하면 염증이 발생해서 피가 탁해진다. 탁해진 피를 해독하기 위해 간이 무리하게 활동하다 보면 간에 염증이나 황달이 생기게 된다. 술 이외에 과식을 해도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인진쑥은 쓴맛으로 위장의 염증을 잘 삭여주는 효험을 갖고 있다. 그러나 술도 안 먹고 과식도 하지 않는 사람이 신경을 너무 많이 써 간이 나빠지는 경우가 있다. 마음이 편하지 않고 불만, 짜증, 불안, 초조, 실망과 낙심을 하면 간과 쓸개의 활동이 지장을 받기 때문. 인진쑥은 신경계통을 다스리는 약이 아니기 때문에 이럴 때는 별 효력이 없다. 스트레스 등으로 간이 나빠진 경우 인진쑥을 많이 먹으며 오히려 소화력이 떨어진다.

◆한방 소화제

탱자가 좋은 소화제로 사용된다. 익은 정도에 따라 약효가 다르다. 덜 자라 새파란 것이나 완전히 익어 누런 것은 약효가 적다. 직경 2㎝ 정도 자라서 껍질 색이 반쯤은 노랗고 반쯤은 파래서 전체적으로 알록달록할 때 약효가 제일 좋다. 약명은 대지실(大枳實)이라 부른다. 탱자나무 열매는 매우 쓴맛을 갖고 있어 염증 치료에 효과적이다. 과식을 자주 하여 위장에 기름이 끼고 내장 활동이 떨어질 때 사용한다. 그러나 약효가 너무 세므로 아이들이나 허약자는 조금만 먹든지 다른 약재를 소화제로 사용해야 한다.

귤껍질도 흔히 쓰이는 약재다. 귤껍질은 향긋한 냄새와 맵고 약간 쓴맛으로 기운을 아래로 시원하게 풀어내려 주는 약효를 갖고 있다. 기운을 내려 주므로 가래를 삭이기도 한다. 귤은 변종이 많아 껍질의 맛이나 향기도 제각각이다. 현재 가장 흔한 것이 밀감 껍질인데 개량종이라 과실 맛은 좋지만 껍질은 약효가 약한 편이다. 제주도에 가면 인도 원산으로 유자보다 큰 하귤이 있다. 껍질이 두껍고 과실은 시어서 먹기가 거북해 주로 차 재료로 사용된다. 하귤 껍질은 밀감 껍질보다 맛이 더 맵고 쓰며 향기가 강해 약으로 쓰기에 더 적합하다.

제일 좋은 것은 제주도 토종 귤이다. 제주도에서는 산물로 불리며 크기가 탱자보다 약간 크다. 쓴맛이 적은 껍질과 실내를 충분히 진동할 정도로 아주 향긋한 냄새를 자랑하며 약효 또한 최고다. 아쉬운 것은 남아 있는 나무가 많지 않아 수확량이 적고 가격도 비싸다는 점이다.

후박나무 껍질도 강력한 소화제다. 입맛은 당기지만 먹고 나면 속이 더부룩하고 배가 자꾸 나오며 숨이 가쁘고 대소변이 시원치 않은 사람들이 있다. 이런 증상이 심해지면 위와 장의 활동이 정지하여 팽창되는 창만(脹滿)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위장이 습관적인 과식이나 우울증으로 뻑뻑해지면 배에 가스가 차고 숨이 가쁘며 팔다리가 저리는 등 여러 증세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음식을 잘 소화하려면 속이 따뜻해야 한다. 후박나무 껍질은 따뜻한 성질과 함께 약간 쓴맛을 포함하고 있어 배 속을 데워 위장의 지나친 소화 활동으로 생겨나는 불필요한 가스, 수분, 담, 지방, 찌꺼기 등을 풀어 내리기도 하고 팽창된 위장 조직을 가라앉히기도 한다. 그러나 위가 약한 사람은 주의해서 먹어야 한다.

산사나무 열매는 음식을 과하게 먹거나 질긴 것을 먹어 배 속에 마치 덩어리가 생긴 듯한 느낌이 들 때 새콤한 맛으로 내장을 달래듯이 식체를 풀어준다. 산사나무 열매는 위장을 편히 해줄 뿐 아니라 비후성 비염, 구충에도 좋다. 순한 약재이므로 어린이도 먹을 수 있다. 국산은 직경 1.5㎝ 내외이고 중국산은 보통 2㎝ 이상이다. 빨갛게 잘 익었을 때 딴 것이라야 씨도 잘 빠지고 약효가 좋다.

보리로 만든 엿기름(맥아)도 음식을 잘 삭인다. 이것은 가장 순한 소화제다. 아이들이 체해서 열나고 배가 아플 때, 위가 약한 어른들의 소화불량에 적당하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도움말:대구시한의사회 홍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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