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과연 어떤 상품들이 '대박'을 터뜨리게 될까. 유통업계는 올해 최대 화두로 단연 '월드컵'을 꼽았다. 2006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대형TV 등 가전 매출이 급상승할 것으로 기대하며, 아울러 스포츠 용품의 인기도 치솟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 사업장으로 확대되는 주 5일 근무제로 여가활동에 필요한 상품들도 인기몰이가 기대된다. 또 본격화될 농수산물 수입 특히, 미국산 육류와 중국산 쌀에 대한 반발로 기능성이 높아진 우리 농수산물과 친환경적인 상품도 인기를 모을 것이라고 했다.
▨독일 월드컵
한국 경제는 2002년 월드컵을 정점으로 불경기가 이어졌다. 다시 월드컵이 열리는 올해, 4년 만의 경제호황이 기대된다. 먼저 경기장의 열기를 보다 가깝게 느낄 수 있기 위해 PDP, LCD TV 등 대형 스크린의 고화질 TV가 단연 인기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1954년 스위스 월드컵 때 흑백 TV가, 1974년 독일 월드컵을 계기로 컬러 TV가 상용화된 바 있기 때문에 이번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앞둔 기대는 더욱 크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프로젝션 TV가 인기를 모았다면, 올해 월드컵은 40인치, 42인치 LCD TV와 PDP TV 등 대형 디지털TV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대형 디지털 TV 생산업체는 이미 월드컵 마케팅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딕 아드보카트 국가대표 감독과 히딩크 전 감독을 내세운 CF 광고를 시작으로 축구마케팅을 시작했으며, LG전자도 독일 클린스만 감독을 전속모델로 내세우는 등 마케팅을 본격화하고 있다. LCD와 PDP TV는 이미 지난해 30% 이상 매출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가격도 작년에 비해 35% 이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PDP와 LCD TV의 가격 격차가 작년 말부터 거의 사라지면서 올해는 두 가지 대형 TV 시장의 판세를 가늠하는 시기가 될 것이다. 아울러 본격적인 DMB 시대가 열리는 올해는 다양한 컨텐츠를 쉽게 즐길 수 있는 손안의 TV 시대가 점차 확산될 전망이다. 동아백화점 가정용품팀 김용기 대리는 "월드컵이 시작되면 영상가전 매출은 30% 이상 신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차량용 TV와 휴대용소형 TV, 휴대용 DMB폰 등의 매출도 동반 상승이 기대된다"고 했다.
관련 의류 및 용품 매출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독일 월드컵 경기가 시차 때문에 새벽에 중계된다는 점에서 맥주 등 주류, 음료수 업계와 야식 업체들도 월드컵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대구백화점은 고객들이 함께 참여하고 즐길수 있는 경품행사와 국가대표팀 선전에 따른 선물증정 및 할인행사를 계획 중이며, 동아백화점은 쇼핑점의 멀티비전을 이용한 거리응원전까지 게획하는 등 매출 극대화를 위한 월드컵 마케팅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상인점 헤드매장 전성준씨는 "축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풋살화와 기능성 원단의 유니폼들이 많이 판매된다"며 "축구 등 다양한 스포츠 용품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믿을 수 있는 먹거리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야말로 2006년 유통업계의 최고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수산물, 김치 등 식품 파동에 따른 불신이 높아진데다가 최근 수년간 유통업계 화두였던 웰빙도 여전히 위력을 떨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농산물의 경우 생산과정과 생산자 실명, 연락처 등이 표기된 '생산이력제 친환경 농산물'이 큰 인기를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백화점은 작년 9월부터 '한우 생산이력제'를 시작으로 '광어 이력제' 등 축산물과 수산물 이력제를 실시해 오고 있으며, 오는 2월부터는 농산물 매장에서 모니터 등을 통해 농산물이 생산되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는 '생산이력제 친환경 농산물' 시스템을 운영할 계획이다. 대백 프라자점 식품관 매장에서 시범 운영될 이 시스템은 쌀, 사과, 포도, 토마토, 마늘, 딸기, 참외 등의 생산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 '믿음 마케팅'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내년부터 중국산 쌀과 미국산 육류의 수입이 전면 허용된다. 우리 농가의 적잖은 피해가 우려되지만 지난해 수입 농산물 파동을 거치면서 오히려 국산 유기농, 기능성 농산물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 이마트 가공식품팀 권순탁 팀장은 "유기농 제품의 경우 전년에 비해 30% 이상 매출 신장율을 보였고, 상품 종류도 두 배 이상 늘었다"며 "특히 올해는 친환경 가공식품까지 확대돼 된장·고추장·케첩·두부뿐 아니라 과자·유지 등도 유기농 재료가 인기를 끌 것"이라고 했다.
▨자연주의&화이트가 대세
신세계 이마트 바이어 250명이 뽑은 2006년 히트 예감 상품은 '내추럴리즘'(자연주의). 생활 전 부문에 걸쳐 나타나는 내추럴리즘은 친환경 식품, 자연스러운 느낌의 옷, 정원 등을 강조한 실내 인테리어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고른 영향을 미치며, 고급스러운 문화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것이 신세계 이마트 바이어들의 전망이다.
이러한 경향은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 삶의 질까지 고려한 로하스 제품의 인기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동아백화점 패션잡화팀 배현민 과장은 "전년이 블랙아이템이 성공한 한 해라면 올해는 화이트 색상이 크게 유행할 것으로 보이며, 섹시하면서 고풍스런 패션 아이템이 히트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특히,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디자인, 과장된 무늬보다는 작은 미니멀리즘이 동시에 인기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올해 주 5일제 근무가 전 산업장으로 확산돼 여가시간을 즐기려는 사람들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유통업체마다 아웃도어 매장을 확장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상인점 남성가정팀 김기중 파트매니저는 "2004년에 대비 지난해 아웃도어 매출이 브랜드마다 조금 차이는 있지만 20~30%에 이르렀다"며 "올해도 15% 이상 매출이 늘 것으로 보고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고 했다. 늘어난 여가시간으로 편안한 복장도 많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캐주얼정장이 더욱 인기를 얻고, 기존 정장 브랜드가 캐주얼복으로 확대될 계획이다. 정통 와이셔츠보다 목깃 부분과 몸판의 색상이 다른 '클래릭 셔츠'가 작년 하반기에 이어 올해도 인기가 지속될 전망이다.
▨T-커머스, 소형 디지털제품 등도 화두
'T-커머스'는 말 그대로 텔레비전을 이용한 전자상거래를 뜻한다. 지역 업체로는 유일하게 화성산업㈜동아백화점이 상품판매형 데이터방송 채널사업자로 선정됐다. 동아백화점 차영한 경영기획실장은 "올해 삼성경제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새로운 홈쇼핑의 성장동력이자 신 유통채널로 T-커머스를 지목하고,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해로 발표한데서 알 수 있듯이 T-커머스는 올해 유통업계 최대 이슈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오는 3월에는 휴대폰에 대한 정부지원금 부활에 대한 계획이 결정된다. 그간 모델 교체를 미루던 소비자들의 구매가 폭발할 것으로 예상되며, 새롭게 시장에 진출한 DMB폰도 정부지원금과 맞물려 인기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또 고화질 디지털 카메라 매출도 늘 것으로 기대된다. 500만 화소 디카 가격이 20만~30만 원대까지 내려가면서 더 이상 가격하락에 대한 기대심리가 없다는 것. 결국 구형 모델을 바꾸려던 소비자나 신규 구매를 주저하던 소비자들의 지갑이 열린다는 계산이다.
또 발코니 확장이 합법화됨에 따라 신규 아파트는 물론 기존 아파트까지 발코니를 없애고 거실을 확장하려는 가정이 늘면서 실내 정원용품에 대한 수요도 기대된다. 이마트 등은 발코니나 거실 등을 미니 정원으로 꾸밀 수 있도록 관엽류와 영양제, 배양토 등 각종 실내정원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코너를 이미 갖추고 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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