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농촌 파고든 성인게임장 '농심 멍든다'

경찰 "법망 교묘하게 피해 단속 어려워"

농어촌지역에까지 파고든 성인게임장이 사실상 도박장으로 변질돼 농심(農心)을 멍들게 하고 있다. 하지만 규정을 어기면서 사행심을 부추기는 이들 업소에 대한 행정기관과 경찰의 단속은 허술하기만 하다.

영주시에는 최근 1, 2년 새 휴천동, 영주동 등 주택가와 상가 등에 무려 33곳의 게임장이 우후죽순으로 문을 열었다. 이들 업소들은 규정에 따라 성인용과 청소년 게임기를 6대 4 비율로 설치해두고 있지만 청소년용은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에는 불법 카지노바까지 등장, 불법영업을 일삼고 있으나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못하고 있다. 주부 송모(32) 씨는 "남편이 며칠씩이나 집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게임에 빠져 있어 다툴 때가 많다"며 "하루도 게임장에 못 가면 가족들을 괴롭혀 가정이 파탄날 위기"라고 하소연했다.

겨울철 어한기를 맞은 울릉지역에서도 성인 오락실이 주택가에까지 들어서 사회적 병폐로 떠오르고 있다. 울릉군에는 현재 등록된 4개 게임장 외에도 조만간 1곳이 추가로 문을 열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외지 선원까지 몰려와 며칠씩 게임장에서 생활하는 등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이들 게임장은 베팅액이 4초마다 100원을 넘을 수 없도록 제한돼 있지만 1회 100원의 요금이 투입되도록 기계를 조작해 불법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사행성 게임장에 대해 자치단체와 경찰은 적극적인 단속·계도에 나서지 않아 오히려 묵인해주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자치단체 한 관계자는 "대부분 업주들이 교묘한 방법으로 법망을 피해 나가고 있어 단속에 어려움이 있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경북경찰청은 17일 안동 옥동에 게임장을 설치한 뒤 불법환전해 주는 방식으로 5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게임장업주 이모(49) 씨를 구속하고 환전소업주 김모(51)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울릉·허영국기자 huhyk@msnet.co.kr 영주·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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