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농산물이 홍수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올 상반기 쌀시장 전면 개방과 함께 수입쇠고기시장도 활짝 열리는 등으로 위기감을 느낀 농민들이 혹시나 생존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에 시·군 농업기술센터가 마련한 겨울 영농교육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농업기술센터와 읍·면·동이 나서 초청장을 사전에 발부하고 전화로 교육 참여를 독려한 가운데서도 교육인원을 채우지 못해 텅 빈 교육장이 됐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다.
17일 오후 2시 석보면사무소에서 있은 영양군농업기술센터의 영농교육에는 700여 명이 찾아 회의실을 가득 채웠다. 이는 당초 계획한 200여 명의 3배가 넘는 인원으로 농민들의 농사에 대한 불안감을 방증하고 있다.
또 18일 오전 10시 청송농업기술센터에서 있은 청송읍 농민들을 대상으로 한 영농교육에도 초청한 인원 200여 명의 3배나 되는 600명이 몰려 수입 농축산물에 의한 농업위기를 극복하려는 열기를 반영했다.
두 개 군 농업기술센터는 25일까지 읍·면을 돌며 고추·사과 등 9개 작목에 대한 재배기술 및 방법 등을 영양은 700여 명, 청송은 1천700여 명을 대상으로 교육할 예정이었으나 현재까지 신청한 인원만도 각각 3천여 명, 5천여 명 등으로 불어나 긴장하는 분위기다.
과수농인 오상용(54·영양군 입암면) 씨는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어 혹시나 살길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심정으로 교육장을 찾았다"면서 "친환경 사과재배 기술을 습득, 경쟁력을 높이려는 생각이지만 모두가 사과재배로 돌아서 훗날 사과농들이 함께 망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며 우울한 표정이다.
이에 대해 청송군농업기술센터 심장섭 과수기술보급과장은 "벼 수매와 소 입식을 포기해야 할 시점에서 농민들이 뭔가 새로운 희망이나 찾을까 싶어 전례없이 많게 교육장을 찾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청송·김경돈기자 kd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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