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식물 노화조절 메커니즘 규명"

포항공대 황일두·남홍길 교수팀..美 PNAS지에 논문 게재

"가을철 단풍은 왜 나타나는 것일까?" 이 같은 궁금증을 풀어줄 수 있는 연구결과가 국내 연구팀에 의해 제시됐다. 포항공대 생명과학과 황일두 교수와 시스템 생명공학부 남홍길 교수, 김효정 박사팀은 식물에서 삶의 길이를 결정하는 새로운 생체조절 메커니즘을 규명, 미국 학술원회보(PNAS) 최근호에 논문을 게재했다고 24일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식물 잎의 노화 현상은 발달과정의 마지막 단계로, 노화가 진행되면서 잎은 점점 광합성을 통한 합성 능력이 떨어지고 세포 내의 구조물들과 거대분자들이 분해돼 결국은 죽게 된다. 그리고 분해 과정의 생산물은 씨앗이나 어린 잎으로 재분배가 이뤄진다.

그런데 식물에서 '사이토키닌(cytokinin)'이라는 호르몬은 식물의 생장 과정에서 세포 분열을 조절하는 호르몬으로, 잎이나 꽃의 노화를 늦추는 식으로 식물의 수명을 결정하는 것으로 수십 년간 알려져 왔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사이토키닌이 어떤 경로를 통해 단풍과 같은 잎의 노화 현상을조절하는지에 대해서는 식물 생리학 분야의 오랜 미스터리 중 하나였다.

연구팀의 김효정 박사는 수명이 연장된 모델 식물(애기장대)의 돌연변이 연구를하던 과정에서 사이토키닌 수용체들 중 'AHK3'이라는 수용체가 잎의 노화 조절에 직접적으로 관여한다는 것을 밝혔다.

또한 AHK3 수용체는 사이토키닌 신호를 인식한 후 사이토키닌의 신호 전달 체계에 관여하는 전사인자(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단백질) 중 하나인 'ARR2'의 인산화( 燐酸化) 과정을 통해 식물의 노화 조절에 필요한 신호를 전달한다는 사실을 생화학, 분자 생물학, 유전학적인 방법을 이용해 알아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가 작물의 생산성과 수확 후 저장 효율성 등을 높이는데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남홍길 교수는 "가을에 단풍이 드는 이유 중 하나는 식물이 스스로 잎의 수명을제한하기 위해 몸 일부를 떼내 죽이면서 잎에 있던 영양분을 줄기나 뿌리로 보내 봄을 대비하는 생체 반응"이라며 "특히 이번 연구는 단풍이 드는 여러 가지 과정에서사이토키닌의 분자적 역할 규명에 대한 새로운 실마리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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