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희귀 난치병-(11)뇌피질 이형성

소아·청소년 '난치성 간질' 불러

신경세포는 태생기 7~16주 사이에 신경원 줄기세포가 뇌 표면 피질 부위로 이동하는 동안 완전한 형태가 만들어진다. 그 후 성장하면서 점차 분화된 수많은 신경세포들이 유기적인 연관성을 이루면서 다양한 운동감각, 기억 등 고도의 대뇌피질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1971년 테일러가 처음 발견한 '뇌피질 이형성'은 대뇌피질 형성과정에서 생기는 신경세포 이동장애 질환의 하나로 염색체 이상, 허혈성·저산소성, 환경적 요소 등에 의해 대뇌 피질에 구조적 결함이 발생, 기능 장애 등이 유발된다. 뇌피질 이형성은 소아 및 청소년기 난치성 간질의 흔한 원인이며 핵자기공명영상과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등 신경영상 진단기술의 발전으로 환자 발생 보고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증상

소뇌증, 발육 지연 및 운동 장애와 같은 국소 신경학적 이상 증상과 함께 난치성 간질 발작이 나타난다. 비정상적 뇌피질 구조를 가지는 다회뇌증, 뇌에 있어야 되는 주름이 없는 활택뇌증 등과 증상이 유사해 자세한 감별 작업이 필요하다. 병리학적으로 비정상적이고 거대한 신경세포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 뇌피질 형성 장애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보고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뇌 중심부와 전두엽(뇌 중심부 앞에 있는 부분으로 기억력·사고력 등의 고등행동을 관장한다)에서 가장 많은 이상이 발견되며 측두엽(뇌 옆부분으로 언어 기능, 청·지각 처리, 장기 기억 등을 담당한다) 이상은 6~20% 정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피질 이형성으로 인한 간질의 경우 다른 간질보다 훨씬 난치성이며 발작 형태도 다양하다. 또 발병 연령이 어리고 정신지체가 많으며 환부가 아주 작은 경우 육안 또는 신경방사선학적으로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동산병원 간질수술센터에서 지난 1999년 31명의 환자를 분석한 결과, 발작시 평균 나이가 11.1세였고 평균 14.3년간의 투약에도 발작이 지속되었으며 다른 간질 환자들보다 낮은 지능지수를 보였다. 따라서 소아기 또는 청소년기에 적극적인 조기 수술 처치가 필요하다.

특히 지난 1993년 프레이손은 51명의 환자 분석을 통해 흐트러진 뇌피질층 구조, 비전형적인 신경세포 증가 등의 증상을 체계적으로 분류했으며 태생기 발육부전, 신경상피종양 등의 뇌종양 동반 가능을 강조했다.

◆진단 및 치료

핵자기공명영상을 통해 병의 유무를 진단할 수 있으나 통상적인 방사선학적 검사에서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병이 의심될 경우 첨단 '3T(테슬러)-MRI'를 이용하여 해상도 높은 해부학적인 영상 촬영뿐 아니라 뇌기능영상과 단일광자방출단층촬영(SPECT) 검사 및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뇌대사영상 검사 등의 정밀진단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해상 핵자기공명영상등을 포함한 세밀한 수술전 검사와 수술 중 뇌피질파 및 뇌기능 지도화 검사를 바탕으로 환부와 간질유발부위를 절제함으로써 수술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간질 치료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도움말:손은익 계명대 동산병원 신경외과 교수

사진: '뇌피질 이형성'은 염색체 이상, 환경적 요소 등에 의해 대뇌 피질에 구조적 결함이 발생, 소뇌증, 발육 지연, 운동 장애, 난치성 간질 발작 등이 나타나는 질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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