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부터 전국의 초·중·고교가 월 2회 주 5일제 수업을 실시한다. 지난해 월 1회 토요휴업 실시에 이어 올해부터는 매월 둘째, 넷째 주 토요일을 휴업일로 정해 쉬게 되는 것. 학생들이야 늘어난 휴일이 반갑겠지만 학부모 입장에서는 부담이 가중되는 것도 사실. 마냥 놀도록 자녀를 내버려두기에는 마음이 편치 않은데다 학교에서 내주는 과제도 부담스럽기만 하다. 늘어나는 휴일, 어떻게 자녀와 효과적으로 보낼 수 있을지 들어봤다.
△ 지난해 학생들은
지난 한 해 학생들은 토요휴업일에 학교에 가기보다는 가정에서 자유로운 여가활동을 하며 시간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등교한 학생들의 숫자는 전체의 10%를 넘어서지 못했으며 가정에서 여가활동(60.1%), 예습이나 복습(10.9%), 가족동반 체험활동(10.2%), 학원 및 개인과외(8.5%) 등에 토요휴업일을 활용했다.
등교한 학생들의 숫자는 후반기에 갈수록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시 교육청이 지난 3월부터 11월까지 주 5일제 수업에 따른 학생 생활실태를 매월 설문조사한 결과 등교한 학생 수는 4월 11.7%에서 6월 10.2%, 10월 9.3%, 11월 4% 등으로 줄었다.
또 등교하더라도 특별한 활동에 참가하기보다는 '혼자 놀거나 공부한다'는 학생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였다. 3월에는 '학교에서 무료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한다'고 응답한 학생이 50%를 넘었지만 6월에는 '혼자 놀거나 공부한다'고 응답한 학생이 70.5%나 됐고 9월 64.5%, 11월 53.4% 등으로 조사됐다.
사교육 의존도는 약간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쉬는 토요일 학원에 가거나 과외수업을 받는 시간이 예전과 비교해 줄었다는 응답은 10.4%에 그친 반면 늘었다는 응답은 18.7%, 예전과 같다는 응답은 56%를 차지했다.
△ 함께 노는 엄마 선생님
토요휴업일 실시로 학부모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했던 부분이 체험학습 보고서였다. 매달 자녀를 데리고 여행을 다니기도 쉽잖을 뿐만 아니라 충실한 보고서를 작성해 내는 것도 만만한 일은 아니었던 것.
이에 대해 이형필 대구시 교육청 장학사는 "올해는 가급적 강제적인 숙제를 지양하라고 지침을 내려보냈다"며 "주 5일제 수업의 본래 취지는 자율적인 가정학습과 체험학습 등을 통해 학생들이 학교 안에서 배우지 못하는 다양한 경험을 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올해는 수업시수가 조정돼 예전에 비해 학교 학습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엄마 선생님'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단, 성공하는 선생님이 되기 위해선 욕심부터 버려야 한다. 엄마들이 선생님을 자처하고 나섰다가 얼마 못 가 실패하는 주된 원인은 아이와의 잦은 다툼 때문. 기대치가 높은 엄마로선 시도때도 없이 언성을 높이게 되고, 그만큼 아이들은 엄마와 함께 책상에 앉는 것 자체를 기피하게 된다.
이 장학사는 "성적을 끌어올리겠다는 생각보다 '놀이'로 접근을 한다면 부모와 자녀 모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며 "시장을 보면서 경제와 수학을 가르치고, 좋아하는 책을 함께 읽으면서 서로 의견을 나누는 등의 사소한 활동들도 모두 '공부'와 연결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학교 안팎 다양한 프로그램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지난 한 해 학교마다 토요휴업일에 평균 5~10개의 특기·적성 프로그램이 운영됐으며, 5%가량의 학생이 등교해 참가했다. 올해는 월 2회 주 5일제가 됨에 따라 특기·적성 프로그램이 확대 운영될 예정. 여기에 지역사회에서 제공하는 토요 강좌도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이 장학사는 "아이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선생님과 함께 학교도서관이나 컴퓨터실을 이용하거나 별도의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며 "공공도서관이나 학생문화센터, 각 구청의 문예회관 강좌에 참가하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봉사활동 동아리 등에 가입해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깨닫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학교 안팎에 다양하게 만들어져 있는 자원봉사 동아리에 가입하거나 가까운 복지관, 대구시종합자원봉사센터, 청소년자원봉사센터 등에 연락하면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사이버 가정학습도 활용할 만하다. 대구시 교육청은 주 5일 수업제의 확대에 따라 지금까지 중학생 과정뿐이던 사이버 가정학습 자료를 초등학교 4~6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용까지 개발해 '대구에듀넷((www.tgedu.net)'에 탑재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제대로 했으면 출마도 못해" "권력에 무릎"…'李재판 중단'에 국힘 법원 앞 집결
대북 확성기 중단했더니…북한도 대남 소음 방송 껐다
정세균, 이재명 재판 문제 두고 "헌법 84조는 대통령 직무 전념 취지, 국민들 '李=형사피고인' 알고도 선택"
[앤서니 헤가티의 범죄 심리-인사이드 아웃] 대구 청년들을 파킨슨병에서 구할 '코카인'?
[야고부-석민] 빚 갚으면 바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