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영천 출신 정희수 의원이 자신의 동생을 시켜 5'31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을 '사전 면접' 하도록 해 물의를 빚고 있다. 그 동생은 지난해 10월부터 한나라당 공천을 희망하는 시장, 시의원 및 경북도의원 출마 예상자 100여 명을 만나고 돌아다녔다는 것이다. 그는 공천 희망자들을 정 의원 후원회 사무실이나 다방에서 만나 이력서를 받거나 출마 동기를 물었다고 하니 사실상 공천 심사를 한 셈이다. 동생 스스로도 "기초 자료와 면담에 대한 평가서를 정리하고 있었지만 이런저런 말이 많아 이 달 초 중지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게 제정신인가 할 정도로 한심스런 짓거리다. 국회의원 동생이 무슨 벼슬인가. 정 의원은 "시간이 부족한 데다 지역구에 살지 않은 동생이 객관적일 것 같아 부탁했다"고 해명했다는 것이다. 아무리 바빠도 그렇지 그런 수준의 사리분별을 갖고 과연 민의의 대변자라고 할 수 있겠는가. 당의 공식 채널은 제쳐두고 뒷전에서 공천을 주무르겠다는 행태나 다름없다.
이런 어이없는 소동은 공천이 곧 당선이란 이 지역 한나라당의 오만함 때문에 빚어지고 있다고 본다. 그러지 않고서야 국회의원 동생이 부른다고 현직 도의원, 시의원들까지 우르르 달려가는 이유를 설명할 길이 없다. 한나라당이 그런 자만에 빠져 있는 사례는 여기저기 있다.
얼마전 구미 김성조 국회의원이 구미 시장 출마를 천명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고 철회한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그런 자만심이 아니면 공정한 공천을 관리감독해야 할 김 의원이 스스로 자신을 공천하겠다고 나서지 못했을 것이다.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선두인 안동 김휘동 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배경에도 한나라당과의 불화가 자리잡고 있다고 한다. 지금 한나라당이 뭘 착각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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