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신춘문예 출신인 이승희 시인이 첫시집 '저녁을 굶은 달을 본 적이 있다'를 창비시선으로 펴냈다. 이 시집에는 가난한 시절에 대한 기억과 고단한 현실에 대한 응시 속에 궁극적인 삶의 거소를 더듬어 찾아가는 젊은 시인의 여정이 섬세하고 투명한 목소리로 녹아 있다.
서두의 '벽제 가는 길' 연작에서부터 시인은 기억 속 사물 각각에 숨결과 내력을 되돌려주며 가난한 생애들의 아프고도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낸다. 그것은 지난 세월의 슬픔과 상처를 거두어 쌓아올린 시간의 구조물이기도 하다.
등단 후 8년의 결실인 시편들에는 돌에서 꽃으로 그리고 길과 집으로 이어지는 시인의 기억과 응시·상상이 서로 견고하게 얽혀 있다. 화려한 파격이나 손쉬운 초월에 기대지 않고 경험적 충실성과 서정적 회감(回感)의 원리로 단단하고 생기 넘치는 작품들을 보여주고 있다.
조향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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