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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살리자, 지역을 살리자-(10)유망 교내 벤처·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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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한의대 화장품공장

▨지역 대학을 둘러싼 환경은'변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 그 자체다. 대학들은 거대한 몸짓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면서도 과감한 변신은 찾아보기 어려운게 현실이다.

그러나 연구실에서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는 교수들이 있기에, 밤을 밝히며 실험에 매달리는 연구소들이 있기에 아직은 희망이 있다. 지역에서 유망한 연구소, 학부(과), 스타교수 등을 소개한다. -편집자-

"제 피부가 민감성이라 화장품 고르기가 참 어려웠습니다. 지난해부터 직접 개발한 한방화장품을 쓰기 시작했는데 많이 달라졌어요. 뽀얗지 않나요?"

광고 카피가 아니다. 2일 대구한의대 화장품약리학과 연구실에서 만난 이진영(28·여·박사과정)씨는 학교 화장품공장에서 개발한 제품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며 기뻐했다. 그는 화장품약리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후 지난해 대구한의대 화장품연구소 연구원으로 채용됐다. 수업 대부분이 연구, 실습 위주로 진행되다보니 재교육이 필요없는 '실무형' 재원이 됐다는 것.

한방화장품이 잘 팔리기 시작하면서 이 학교 석·박사 출신이 연구원으로 채용되고 한 중소기업이 기술·인력협력을 위해 학교로 옮겨오는 등 적잖은 성과를 내고 있다.

화장품약리학과 이창언 교수는 "한해 동안 화장품공장에서 실습을 거치는 학생이 120명이 넘고 모두 장학금을 받고 있다"며 "불과 200평 규모의 화장품공장은 제품 기획에서 개발, 제조, 판매까지 할 수 있는 알토란 같은 학교기업이 됐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 2004년 교육부가 대구한의대 화장품공장을 전국 18개 대학기업 중 하나로 선정해 매년 3억 원씩 지원하자 이 공장은 '매향(梅香)'이라는 자체 브랜드를 출시했다. 지난 해 30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에는 그 10배에 달하는 300억 원을 목표로 기능성 한방화장품 '소월의 시'를 야심만만하게 내놓았다.

화장품공장 '사장'인 안봉전 교수(화장품약리학과)는 "매출 흥행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학생들은 두 학기 실습으로 8학점을 얻고 시장 요구를 연구하게 된다. 거기다 2천 가지가 넘는 재료를 직접 만져보면서 연구자가 되고 그 연구자는 우리 직원이 된다"고 했다.

한때 대기업 중앙연구소 제약연구팀장으로 근무했던 안 교수는 석·박사 출신 신입사원들이 현장에서는 '쓸모없는' 인재였던 것이 안타까웠다고 했다. 그는 대학교육과 기업 현장의 괴리를 없애고 학생 모두를 실무형 인재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지난해 11월 (주)이지함화장품이 이 대학 특화센터에 기업연구소를 낸 것이 눈길을 끌었다. 인력부족이라는 중소기업의 약점을 대학과 협력해 극복하기 위해서였다.

이지함화장품 김세기 연구소장은 "대구한의대의 연구 인프라와 우리 회사의 사업화 노하우가 만나 산학협력의 멋진 하모니를 연출하고 있다"며 "협력사업이 잘 진행돼 서울 본사를 경산으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했다. 대구한의대가 한방 산업을 통해 지역경기 활성화에 기여하는 길을 열어놓았다는 점에서 지역의 대학들에게 큰 자극을 주고 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사진: 공단내에 위치한 공장이 아니다. 학교안 화장품 공장(원내)에서 자체 브랜드 화장품인'소월의 시'를 점검

하고 있는 대구한의대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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