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軍, 이라크 10대 구타 파문

언론서 비디오 공개… 블레어 "철저 조사할 것"

이라크 파견 영국군들이 10대 이라크 청소년들을 무자비하게 폭행하는 장면이 담긴 비디오 테이프가 공개돼 영국 정부가 조사에 들어갔다. 영국 신문인 '뉴스 오브 더 월드'가 12일 공개한 이 테이프에는 영국군들이 거리에서 붙잡은 이라크 청소년들을 몽둥이로 구타하거나, 발길질하는 장면이 들어 있다. 또 동료 병사로 추정되는 촬영자가 웃으면서 "맞아, 맞아, 나쁜 녀석들" 등 욕설을 퍼붓는 음성도 담겨 있다.

이 신문은 이 비디오 테이프가 지난 2004년초 영국군 주둔지인 이라크 남부에서 거리 시위가 발생했을 때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테이프가 공개되자 영국 정부는 즉각 조사에 착수했다. 영국 국방부는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한 것으로 인지하고 있다"면서 "현재 군 당국의 긴급 조사를 받고 있음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도 이라크 포로들을 학대하는 2003년의 사진이 공개돼 영국군 3명이 수감된 바 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이라크 주둔 영국군의 이라크 청소년 폭행 스캔들과 관련, 철저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블레어 총리는 12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인근 하만스크랄에서 열린 제7차 진보정상회의 후 개최된 기자회견에서 구타 스캔들에 대한 질문에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철저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영국군의 대부분은 올바르게 행동하고 있으며 영국군은 우리나라와 세계 안보를 위해 훌륭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옹호했다. 한편, 이해찬 총리와 타보 음베키 대통령 등 7개국 정상 및 고위인사들이 참석한 이날 기자회견 서두에서 의장인 음베키 대통령은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이 골고루 발전하기 위해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이 성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유무역주의가 세계를 성장시키는 추동력인 만큼 자유로운 무역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11일부터 이틀간의 일정으로 열린 정상회의엔 뉴질랜드 헬렌 클라크 총리와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 요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 멜레스 제나위 에티오피총리 및 파스칼 라미 WTO(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한편 제나위 총리는 지난해 총선 이후 발생한 시위진압 과정에서 수십 명이 사망한 것과 관련한 질문에 "선거 부정은 없었다"면서 "다만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과잉대응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독립적인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 하만스크랄로이터연합뉴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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