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오방색이 거칠게 깔린 화면 위를 유영하고 있는 하얀 기운의 흐름. 26일까지 송아당화랑(053-425-6700)에서 6년 만에 개인전을 열고 있는 김동길(73·사진) 씨가 보여주고 있는 '잔상(殘像)' 시리즈들이다.
교육계에 은퇴한 지 8년, 2000년 개인전을 연 뒤 오랜만에 화랑 나들이에 나선 김씨는 "전시회가 필요하다싶은 마당에 초청을 해주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며 자신의 작업에 대해 설명했다. '잔상'은 50년대 구상과 추상 학습, 60, 70년대 앵포르멜, 기하학적 직선과 횡선, 80년대 부적을 인용한 초현실적 표현 이후 김씨의 근작들이다.
부적 시리즈의 구상적 측면이 비구상 쪽으로 더욱 옮겨진 상태의 작품들이다. 부적 이외 한국의 전통 문양을 해체하고 새롭게 조형하면서 서예정신에 기반한 강렬한 필선으로 살아있는 우리 얼의 상징성을 담아내고 있다. 이는 또한 현대적인 고뇌를 표현하고 있다. 붓은 다시 나이프로 대체하고 여러 가지 시험을 거쳐 새로운 복합재료로 개성적인 마티에르를 펼치고 있다.
오래 전부터 대구에서 비구상 계열의 기수였던 김씨는 "이제 작품전을 자주 열어야겠다"고 다짐 아닌 다짐을 했다. 그리고 미술 애호인들에게 "미술의 3계열(구상·비구상·비대상) 모두에 애정을 갖고 관심을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김동길 초대전에는 구상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있는 부적시리즈 작품도 함께 전시되고 있어 작품경향의 변화도 비교해 볼 수 있다. 1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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