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군 행동 후세인 악행과 비슷"

빈 라덴 육성 오디오 "미군에 생포되지 않을 것"

국제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은 20일 자신은 생을 욕되게 마감하고 싶지 않다면서 결코 미군에 생포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빈 라덴은 이날 알 카에다 산하 미디어사인 알 사하브 웹사이트에 공개된 오디오 테이프에서 "자유롭게 살기를 맹세했으며 비록 쓰라린 죽음을 맞이하더라도 창피하게 죽거나 현혹된 가운데 삶을 마치는 걸 원하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11분 26초 분량의 이 오디오 테이프는 지난 1월1 9일 빈 라덴이 미국에 대한 추가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경고한 부분이 알 자지라에 의해 일부 방영된 데 이어 한 달여 만에 전량 공개된 것이다.

빈 라덴의 육성은 최근 1년여 만에 외부에 처음으로 전해진 것으로, 2001년 9·11 테러 이후 가장 긴 공백 끝에 나온 것이다. 빈 라덴은 이 테이프에서 미군이 이라크에서 저지른 '야만적'(barbaric) 행동들은 사담 후세인 시절의 악행들과 견줄 수 있다고 비난하고 "후세인과 미군의 범죄행위 사이에는 이제 아무런 차별성이 없을 정도가 됐다"고 비난했다.

특히 빈 라덴은 "미군 범죄는 남편 앞에서 여성을 강간하고 인질로 잡는 데까지 이르렀으며… 남자들 고문을 위해서는 불붙은 화학약품과 전기 드릴까지 동원했다" 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이런 야만적 방법에도 불구, 알라의 은총으로 (이슬람 전사인) 무자헤딘은 더욱 강해지고 수도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과 그 동맹국을 상대로 한 전쟁은 (부시가 테러와의 전쟁을 강조하며 주장한 것처럼) 이라크로 제한되지 않고 있다"면서 "오히려 이라크는 숙련된 전사들의 모집 장소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 오디오 테이프에서 2003년 4월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항공모함 함상에서 실시한 이라크전 종전 선언 연설을 흉내내 새로운 구호를 쏟아내기도 했다. 그는"펜타곤의 수치는 엄청난 물적 손실이나 군대의 사기저하, 자살자의 증가뿐만 아니라 죽거나 다친 사람의 수가 늘어났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이로AP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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