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소망해 오던 꿈을 이뤘어요."
농촌에 시집와서 못다한 공부에 한이 됐던 평범한 주부들이 '대학'을 졸업한다. 주부 19명은 칠곡평생학습대학에서 24일 평생 소원했던 학사모를 쓰고 전문학사가 된다.
첫 졸업생을 배출하는 평생학습대학의 학생들은 30∼60대까지 다양하다. 대부분 농사를 직접 지으면서 3년 동안 주경야독을 해온 '악바리들'. 19명 가운데 14명은 전문학사, 5명은 수료생이다.
고교졸업 후 방송통신대 진학을 결정해 놓고도 농촌으로 시집오는 바람에 대학공부를 못해 한이 됐다는 이영숙(49·가산면 학하리) 씨는 남편(장금현 씨)과 함께 한우 150두를 사육하고 2만5천여 평의 벼농사를 짓는 억척주부다. "낮에는 미친 듯이 일하고 야간강의를 받아온 3년의 생활이 꿈만 같다"고 했다. 시작할 때는 걱정이 태산 같았지만 60학점을 취득하고 전문학사가 되면서 이젠 4년제 평생학습대학에 편입, 또 다른 꿈을 펼칠 계획이다.
홍묘연(57·생활개선회 경북도 수석부회장) 씨는 "아이들이 'MT'간다고 했을 때 뭔가 했는데 지리산에 MT갔던 추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홍씨는 지난해 말 경북도 농업인의 날에 여성 농업인 분야 농정대상을 수상했다.
수석졸업하는 강성애(44·왜관읍) 씨는 대구예술대 공예디자인과 3학년에 편입한다.
기초지자체로서는 전국 최초로 학습은행제 교육으로 학사를 배출하는 칠곡평생학습대학은 전국 각지에서 벤치마킹 대상이 돼 전북 단양, 전남 순천, 경기 구리시, 포항, 구미 등에서도 대학을 설치했거나 설치 예정이다. 칠곡군은 주민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기반으로 올해 사회복지 전공에다 아동복지, 호텔조리전공 등 3개 전공으로 확대한다. 또 도자기 기초와 장식전공, 영어, 생활교양 등으로 전공 과목을 확대한다.
칠곡·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사진 : 24일 졸업과 함께 전문학사가 된 칠곡평생학습대학생들이 졸업기념 촬영을 하며 기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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