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은 어느 정도 무겁고 슬픈 전통에 눌려있습니다. 이제 젊은이들에게 어필하려면 현대적이고 경쾌하면서도 상상력에 구애받지 않아야 합니다."
지난 24일 오후 대구 교보문고에서 '독자들과 만남 대구사인회'를 가진 소설가 공지영(43) 씨. 수많은 독자들에 둘러싸여 대화를 나누고 일일이 사진촬영에 응하는 그녀는 들뜬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최근 서점가에서 부는 공지영 신드롬을 대구에서도 확인했기 때문.
한국 여성과 일본 남성의 국경을 초월한 사랑을 그린 연애소설 '사랑 후에 오는 것들'(소담출판사)은 출간 두 달이 못돼 15만 부를 돌파하면서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오르고 있다. 현재 인기 실용서들과 맞서 소설문학의 저력을 보여주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최근까지 펴낸 소설이 사회와 한 개인이 마찰하는 사회이슈를 많이 그렸다면 이번 소설은 지극히 개인적인, 사랑하는 여자의 심리를 그렸습니다. 사회환경과 시대가 바뀌면서 공지영의 소설도 바뀐 셈입니다."
'문학은 시대의 반영'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그녀는 데뷔 이후 세워온 원칙이 다름 아닌 그 시대에 천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어찌 보면 그녀의 소설이 잘 읽히는 이유를 설명하는 대목이다. 88년 데뷔 이후 학생운동과 여성문제에 대한 386의 고민을 함축적으로 보여준 소설들 역시 그런 작업과정의 결과물들이라는 것.
그녀의 장편 '봉순이 언니'(1998)는 150만 부,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1993)와 '고등어'(1994)는 지금까지 각각 80만 부씩 찍었다.
돌풍의 여세를 몰아 그녀는 자신의 가족이야기를 소재로 하는 소설 '즐거운 나의 집'(가제)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작가엄마와 성이 다른 세 자녀, 즉 작가 지망생 딸, 아들 2명이 그려나가는 이야기로, 지독히 개인적이면서도 공감을 주는 내용이 될 것입니다."
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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