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7살이 된 민수는 유치원을 2년째 다니는데 인기가 없는 편이다. 친구들과 사귀고 싶어 접근하면 다른 아이들은 민수가 자신들의 놀이를 방해하고, 자기 멋대로이며, 사소한 일에도 화를 내고, 가끔 폭력적인 행동을 보인다고 기피한다. 수업시간에 불쑥 화장실에 가기도 하고 옆 친구에게 장난을 걸거나 혼자 장난감을 만지느라 정신이 없을 때도 있다. 그런데 선생님이 가끔 질문을 하면 다른 친구들보다 더 똑똑하게 대답을 하는 편이다.
집에서는 민수를 아주 똑똑하고 활달한 아이로 알고 있다. 잠시도 쉬지 않고 이야기를 하며, 주제가 다소 오락가락하지만 목소리와 행동이 커 할머니는 크게 만족한다. 반면 어머니는 아이가 끊임없이 엄마에게 여러 가지 요구를 계속해 걱정이다.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는 온 방에 장난감을 흩어놓은 채 이것저것 가지고 놀다가 결국에는 정리하지 않는다. 아이가 너무 산만한 게 아닐까 걱정하면 할머니는 워낙 힘이 넘쳐서 그렇다며 신경 쓰지 말라고 한다. 그러나 어머니는 아무리 생각해도 걱정이 앞서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요즘 민수와 같이 어찌 보면 산만한 것 같기도 하고, 어찌 보면 그냥 활달한 것 같은 아동들이 많이 있다. 이런 경우에는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에 해당하는지 차근차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여기에 해당되는 아동의 어머니들은 아이가 태중에 있을 때부터 갑자기 발을 심하게 차서 깜짝 놀란 일이 여러 번이라고 한다. 태어나서는 잘 울고, 잘 달래지지 않으며, 젖을 먹여도 움직임이 많고 너무 심하게 젖을 빨아 아플 정도이며 젖 먹는 주기가 일정치 않고 잠도 불규칙적이었다고 한다.
2~3살이 되면서 말을 하기 시작하면 언어 발달은 빠른 편이다. 말도 많이 하고, 목소리도 큰 편이다. 엄마와 둘이 있을 때는 말도 잘 하고 만족스러운데, 또래 친구를 만나면 자신의 주장이 너무 강하고, 타인을 무시하는 듯한 말을 하거나, 너무 자기 마음대로 하려고 들어 또래 관계가 원활하지 못한 경향이 있다. 반면에 어른들과는 너무 잘 지내고, 재롱도 떨며 인기가 많은 편이다.
유치원에 가면서 아이는 점점 여러 가지 문제를 나타내기 시작한다. 단체 활동에 협조적이지 못하거나 지시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경향이 강하다. 선생님이 지시를 하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알았다고 하면서 가버리기도 한다. 자신을 잘 이해해주는 선생님에게 더한 경향이 있다. 심할 경우 선생님에게 반발하고 화를 내거나 울며 발길질하기도 한다.
반면 과잉행동적인 요소는 적지만, 행동이 지나치게 느리거나 혼자 딴생각에 몰두한 것 같이 보이는 형태도 있다. 공동 작업을 할 때 협조가 되지 않으며, 분업 때 자신이 맡은 분야를 잘 수행하지 못하는 경향이 강하다. 유치원 준비물을 잘 잊어버리고 우산, 옷 등을 유치원에 두고 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의사표현을 잘 하는 아이들은 자신도 안 그러고 싶은 데 잘 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하기도 한다. 엄마나 아빠 입장에서는 다 알고 있으면서 일부러 안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직 어려서 그런 것 같기도 한 느낌을 받는다. 그래도 뭔가 답답하고 힘든 것은 마찬가지이다. 아동의 이러한 행동은 스스로 통제하기가 어렵다. 자신도 행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 그래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는 것이 바로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이다.
박용진(진스마음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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