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시간 자면 합격하고 다섯 시간 자면 떨어진다(四當五落)'는 공부 관련 속설은 옛말이다. 이제는 시간 관리에 강한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 하루 24시간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집중력 있게 공부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시간은 상대적이어서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1시간을 하루처럼 활용할 수도, 하루를 10분처럼 흘려보낼 수도 있다. 새학년, 새학기를 시작하면서 이런저런 계획들을 세웠지만 허둥지둥 하루 일과에 쫓기다 보면 어느 새 하루가 가고 한 달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아껴쓰지 않는 사람에게 시간은 결코 남겨주는 법이 없다.
△공부 다이어리로 성적 쑥쑥
손영지(경상여고 2학년) 양은 공부다이어리로 6개월 사이 성적이 전교 최상위권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학교 내에서도 꼼꼼한 시간관리로 단연 손꼽히는 손 양이 처음 공부 다이어리를 쓰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여름. 고교 입학 후 성적이 뚝 떨어져 고민하던 손 양은 주된 원인을 자기관리 소홀로 보고 '시간도둑'을 잡기 위한 방안으로 다이어리를 생각하게 됐다.
그 결과 이제는 매일 학교를 마치고 밤 9시쯤 집에 돌아가면 그날 세웠던 목표치를 달성했는지 점검한 뒤 다음날의 학습 계획을 세우는 습관이 들었다. 목표 설정과 점검 방식은 이원화했다. EBS수능 강의나 영어듣기 등은 하루 30분 또는 1시간 등 시간 중심으로 정하고, 수학이나 영어 문법 문제집 풀이 등은 분량으로 목표를 정한 것.
손 양은 "다이어리를 쓰기 시작하면서 쓸데없이 흘려보내는 시간이 크게 줄었다"며 "간혹 목표치만큼 공부를 하지 못한 날에는 왜 그랬는지 이유까지 꼼꼼하게 적어놓고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했다.
'평범한 10대, 수재로 키우기'(황금가지)의 저자 정미령 교수는 "시간관리 잘하는 아이가 수재가 된다"며 "미래를 기준으로 시간 계획을 세우고 시간 도둑을 잡기 위해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자신이 어디에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고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기관리의 기본은 '목표관리'
시간관리는 자신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분명히 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이루고자 하는 의지가 굳건해야 주어진 시간을 쪼개고 쪼개 더 나은 활용법을 모색하게 되는 것. '우등비결'(밀리언하우스)의 저자 김형섭 씨는 "가장 큰 목표에서부터 시작해 더 이상 나눠지지 않는 세부 항목까지 피라미드식으로 목표를 세우라"고 조언했다. 그는 "크든 작든 목표 하나하나를 달성할 때 느끼는 희열이 목표 달성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경우 자신의 장래 희망을 목표로 크게 밑그림을 그리고, 이를 위해 고교 3년 동안 해야 할 일과 연간·월간·주간·일일 계획 등으로 세분화하는 것이다. 목표는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정하는 것이 좋다. 자신의 능력치를 뛰어넘는 과도한 목표를 세우다 보면 첫걸음부터 실패를 맛보고 좌절하게 될 우려가 높기 때문.
목표가 분명해졌다면 눈길이 닿는 곳곳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글귀들을 붙여 놓는 것도 방법이다. 가령 친구의 생일파티가 있는 날, 책상 앞에 붙어 있는 글귀를 본다면 자신이 참석해야 할지를 다시 생각하게 함으로써 마음이 흔들리는 것을 잡아준다는 것. 김 씨는 "내 시간의 주인은 오직 나 자신뿐이라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환기시킬 수 있다면 선택과 관계 없는 일에 끌려 다니지 않게 해 준다"고 밝혔다.
△놀 때도 확실히
잘 쉬는 것도 학습능률을 높이는데 있어 빼 놓을 수 없이 중요한 요소다. 계획을 세울 때는 곳곳에 적절한 휴식시간을 배분해둬야 한다. 공부할 때 집중해서 하고, 쉴 때 푹 쉬어주는 선택과 집중이 효율적인 시간관리의 밑거름이다.
이를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 적정 수준 이상의 수면 시간. 고3 수험생이라 하더라도 하루 6시간 이상의 수면을 취해야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하며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똑같이 6시간의 수면을 취하더라도 새벽 2시에 자고 오전 8시에 일어나는 것이 밤 11시에 자고 새벽 5시에 일어났을 때보다 2배 이상 피로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학생들은 야행성 습관을 없애는 것만으로도 낮 시간 학습 집중도를 높여 짧은 시간 투자로도 목표한 학습량을 달성할 수 있다.
노는 시간과 공부하는 시간을 명확하게 나누는 습관도 중요하다. 예를들어 이어폰을 귀에 꽂고 1시간을 공부하게 되면 학습능률이 30%가량 떨어져 1시간을 공부했지만 실제로는 40분 가량의 공부 효과밖에 얻지 못한다. 이럴때는 차라리 40분을 집중해서 공부하고, 20분 간 음악을 들으며 휴식을 취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뿐만 아니라 다음 학습을 위한 준비 시간을 갖는다는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시간관리 10계명
○ 내일, 이번 주, 한 달 뒤, 한 학기 뒤의 목표를 확실히 세우자.
○ 일을 미루지 말자.
○ 'No'라고 단호하되 지혜롭게 말하자.
○ 중요한 일부터 먼저하자.
○ 달성 시한을 정하고 이를 지킨자.
○ 공부 다이어리를 통해 시간 도둑을 잡자.
○ 접착메모지를 활용해 메모를 습관화하자.
○ 암기과목은 짧은 시간 반복학습이 중요하다.
○ 멀티플레이어는 필요없다.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하자.
○ 자투리시간을 버리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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