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병역 면제

제1회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 한국팀이 파죽의 6연승으로 4강에 오르자 출전 선수들에 대한 병역혜택이 거론되고 있다. 병역 혜택이란 군 복무를 면제하자는 것이다. 국위를 선양하고 국민을 기쁘게 한 공로를 보상해 준다는 차원이다. 2002년 월드컵 4강 축구 선수들에 대한의 전례도 있고 보니, 기분 좋은 국민 여론에 편승해서 정부와 정치권이 긍정적으로 검토를 하고 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국위를 선양하고 국민에게 기쁨을 선사한 것은 평가할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걸핏하면 병역 면제를 거론하고, 선수들 스스로 요구하는 풍토는 지나치다는 것이다. 또한, 야구를 대중 스포츠로 즐기는 나라가 30개 국도 안 되고, WBC대회도 참가국이 불과 16개국인 미니대회에 불과한데 전 세계인의 축제인 월드컵 축구와 비교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한류 스타들에 대한 병역 혜택 문제도 최근의 논란거리이다. 지난 1월 문화관광부가 '침체된 음악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하면서 음악산업 종사자의 병역 특례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이 도화선이 됐다. '연예'음악산업 발전 토론회'등에서 한류 스타에 대한 군 대체 복무 방안이 제기되고, 비 등 유명 연예인들이 대상자로 거명될 정도로 공론화 됐다.

○…국위 선양에 한류 스타들이 예술'체육 분야보다 못할 것 없다는 주장이다. 한창 나이에 군 입대로 활동을 중단하면 국가 경제적으로도 손실이라는 것이다. 여기에도 반론이 분분하다. 돈과 명예를 한 몸에 챙겼으면 됐지 더 무엇을 바라느냐, 외화 수입 때문이라면 삼성'현대 등 우리나라 대표적 수출 기업의 경영진 일가와 종사자들에게도 병역혜택을 줘야 하지 않느냐는 등 냉소적 반응이다.

○…또 군 복무중인 원빈과 소지섭 등은 어떻게 할거냐, 이미 군대 갔다온 야구 선수들에겐 무슨 보상을 할 것이냐, 세계 대회에서 빛을 낸 핸드볼·펜싱·쇼트트랙 선수는 어쩔 것이냐는 볼면 소리도 있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형평성이다. 국방의 의무, 병역 의무가 떡 갈라주듯 논공행상의 대상으로 전락한 것이 문제다. 위헌 문제가 제기될 여지도 없지 않다. 차 떼고 포 떼고 나라는 누가 지킬 것인가. 수년간 군복무한 사람들은 무엇인가. 적은 문제가 아니다.

김재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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