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층 규모의 원룸 900여 동이 밀집한 경산 영남대 맞은편 대동과 조영동, 임당동 일대는 전국 최대 규모의 원룸타운으로 분류된다. 원룸 1개 동 당 평균 13가구가 입주해 대학생·직장인 등 거주자만도 1만2천여 명에 이르고, 유동인구는 2만여 명이 넘는 것으로 관할 북부동사무소가 파악하고 있다.
월세로 이용하는 원룸 특성상 주민등록이 현지에 없는 많은 입주자들과 유동인구, 사방으로 둘러싸인 유흥점 등으로 쓰레기 무단투기와 불법 주차, 범죄 발생 등 각종 폐해도 만만찮아 골머리를 앓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쓰레기 천지
원룸들이 빼곡한 골목길 곳곳에는 먹다남은 음식물찌거기와 술병 등 각종 쓰레기가 어지럽게 널려져 있다. 종양제봉투는 찾을 수 없고 검은 비닐에 담긴 쓰레기에서 심한 악취가 풍겨나 행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임당동 'N마루' 원룸옆 등 빈공터에는 무질서하게 버려진 가구와 전자제품 등이 쌓인 쓰레기더미가 최고의 지성인들이 사는 대학촌을 의심케 할 정도였다.
매일 새벽 3시부터 이 곳에서 쓰레기를 수거하는 동사무소 환경미화원 권영일(50) 씨는 "하루 10여t의 쓰레기가 발생해 5t과 2t 청소차량 4대를 동원하고 있으나 불법 투기는 여전하다"면서 "수거를 하는 중에도 2~3층 원룸에서 쓰레기가 담긴 비닐을 집어던지는 게 예사"라고 혀를 내둘렀다.
각 방마다 비밀번호가 부착된 출입문이고, 주민등록도 옮기지 않은 외지인들이 대부분이어서 쓰레기 내용물을 통해 무단 투기자를 찾아내도 추적할 길이 없는 상황이다.
권 씨는 "쓰레기 무단투기에 대해 처벌도 않고, 말끔히 치워주고 있기 때문인지 전체 발생 쓰레기중 40% 가량이 불법"이라고 말했다.
임당동 권대훈(53) 통장은 "원룸 거주자들의 무단 투기도 문제지만 야밤에 다른 곳에서 이곳까지 장롱이나 가전제품을 버리는 얌체족들까지 설치고 있다"며 혀를 내찼다.
◇불법 주차 천국
임당동과 대동의 원룸 100여 개가 밀집한 골목길과 마을 도로는 수 백여 대의 불법주차 차량으로 차량 교행 자체가 안되고 있을 정도다. 다른 원룸 밀집지역도 불법주차로 도로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 가게주인 이모(34) 씨는 주로 심야에 귀가하는 운전자들이 마구잡이로 주차하고 사라져 통행불편은 물론 화제가 발생하면 속수무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일대는 불법주차로 인해 싸움이 벌어지는 게 '일상'이됐다고 말했다.
이곳의 원룸들은 소방도로 개설 규정을 받지않은 2003년부터 2년간 집중적으로 세워졌다. 그렇다보니 소방도로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데다 소도로마저 불법주차 차량들로 넘쳐나는 사태에 이른 것이다.
이시우 북부동장은 "대부분 음주 운전자들에 의해 심야에 발생되는 불법주차인 데다 차량소유주 추적도 제대로 안돼 화제가 발생하면 정말 큰 일"이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잇따른 범죄
일대에서 절도와 폭력 사건이 끊이질 않자 경산시는 고육지책으로 작년 4월 CCTV 16대를 원룸타운 주요 지점에 설치, 가동하고 있다. 24시간 압독지구대에서 CCTV를 보며 밀착 주시하고, 북부자율방범대가 매일 3~5명씩 야간 근무조를 투입해 순찰활동을 하고 있다.
CCTV 가동 1년이 지난 현재 경찰에 신고된 각종 범죄발생 건수는 예년에 비해 30% 정도 줄어든 월평균 30여 건에 달한다. 그러나 주민들은 "요즘처럼 회식 등이 많은 신학기에는 매일 밤마다 평균 5건의 싸움이 원룸타운에서 벌어진다"고 말했다.
압독지구대 박찬열(38) 경사는 "주로 대학생들이 타는 오토바이·자전거 도난과 사소한 시비끝에 벌어지는 폭력사건이며 성폭력사건은 신고되는 사례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경산·강병서 kb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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