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대구 오리온스는 포인트가드 김승현(28)의 팀으로 불린다. 용병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농구경기 특성상 대부분 팀이 용병들의 활약에 크게 의존하지만 오리온스는 매 경기 김승현의 손놀림에 운명을 걸고 있다.
오리온스가 이긴 경기를 들여다보면 김승현이 경기 조율과 함께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음을 알 수 있다. 반면 김승현이 부상으로 결장했거나 그가 과욕으로 실책을 많이 저지른 경기에서는 어김없이 오리온스가 패했다.
오리온스의 대들보 김승현이 5년 연속 팀을 '봄 잔치' 6강 플레이오프에 올려놓았다. 1997년 시즌 프로농구 출범 후 2시즌 연속 6강에 올랐던 오리온스는 이후 3시즌 치욕의 32연패(1998-1999시즌)를 당하는 등 최하위권을 맴돌았다.
먹이사슬의 맨 밑에 자리잡았던 오리온스는 그러나 김승현이 입단하면서 2001-2002시즌부터 확 달라졌다. 2001-2002시즌 김승현은 역대 최고의 용병으로 꼽히는 마르커스 힉스와 환상적인 콤비를 연출하며 팀을 정규시즌과 챔피언결정전 정상으로 이끌었다. 이어 2002-2003시즌 1위, 2003-2004시즌 3위, 2004-2005시즌과 2005-2006시즌 6위로 팀을 6강 플레이오프에 나가게 했다.
김승현은 이번 시즌 6강 진출의 분수령이 된 22일 안양 KT&G전과 25일 서울 S전에서 부상 투혼을 발휘했다. 오른쪽 발바닥 부상으로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하지 못했지만 KT&G전에서 22점-10어시스트-4리바운드, SK전에서 12점-6어시스트-4스틸을 각각 기록하며 팀 승리를 주도한 것.
김승현은 국내 최고의 포인트가드임을 기록으로 입증했다. 이번 시즌 김승현은 어시스트에서 평균 9.37개로 1위에 올라 이 부문에서 3년 연속 왕좌를 지켰다. 김승현은 지난 시즌 자신이 세웠던 평균 10.47개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데뷔 후 5시즌 동안 4번이나 어시스트 부문을 제패했다.
오리온스는 25일 SK전에서 6강 진출을 확정지었고 26일 창원 LG에 87대91로 패해 이번 시즌을 6위로 마무리지었다.
LG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오리온스는 3위 원주 동부를 6강 플레이오프 상대로 지목, 지는 경기를 펼쳤다. 오리온스와 함께 유리한 대진을 위해 이날 치열한 눈치 작전을 펼친 부산 KTF와 전주 KCC는 각각 4, 5위를 차지해 4강으로 가는 길목에서 대결하게 됐다.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는 31일 부산에서 열리는 4위 KTF-5위 KCC의 6강전을 시작으로 4월 7일 4강전이 펼쳐지고, 같은 달 19일 챔피언 결정전이 열린다.
오리온스와 동부의 플레이오프 6강전(3전 2선승제)은 4월 1일(원주·오후 3시), 3일(대구·오후7시), 5일(원주·오후 7시) 진행된다. 오리온스는 동부를 제압하면 2위 서울 삼성과 챔피언 결정전 진출이 걸린 플레이오프 4강전(5전 3선승제)을 갖게 된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플레이오프 6강전 일정
날짜 시간 대진팀 장소
31일(금) 19:00 KTF-KCC 부산
1일(토) 15:00 동부-오리온스 원주
2일(일) 〃 KTF-KCC 전주
3일(월) 19:00 동부-오리온스 대구
4일(화) 〃 KTF-KCC 부산
5일(수) 〃 동부-오리온스 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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