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친절한 한국에 내마음 뺏겨"…뮤지컬 '그리스' 주인공들

"젊음이 넘치는 대구 공연이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뮤지컬 '그리스'의 남자 주인공 대니 주코 역을 맡은 제이미 아이스노는 한국 문화와 사람들의 친절함에 흠뻑 빠져 있다. 아시아 투어로 한국을 처음 찾았지만 친절한 사람들과 매운 음식이 인상적이라는 그는 이미 한국 '비빔밥' 맛의 애찬론자가 됐다고 했다. 물론 여주인공인 샌디 역을 맡은 한나 리사 보사도 똑같은 마음이다. 불고기를 좋아한다며 손가락을 치켜세우는 그녀는 한국 공연에 참여하게 된 것을 기쁨으로 여기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주위사람들이 들려주는 다음 공연장인 대구에 대해서도 설렘과 기대가 크다. "대구 사람들은 굉장히 열정적이라고 들었어요. 뮤지컬에 대한 열기 또한 최고라고 들었고요."

'친절한 한국'의 매력에 사로잡힌 두 배우지만 극중에서 맡은 대니 주코와 샌디가 갖는 이미지는 서로 상반된다. 대니는 라이델 고등학교의 대표 날라리. 여기에 비해 샌디는 얌전하기 그지없는 여학생이다.

제이미는 "대니는 여름 방학이 끝난 새학기 교정에서 친구들에게 해변에서 있었던 샌디와의 화끈한 사랑이야기를 들려주며 폼을 잡지만 사실은 그런 자신의 허풍이 친구들에게 들통날까봐 전전긍긍하는 순진한 면도 갖춘 캐릭터"라고 했다.

고등학교 때 예술을 전공했다는 그는 자신의 학창시절과는 좀 다른 대니의 '노는 학생' 연기가 흥미롭고 재미있다고 했다. "극중 뒷주머니에서 빗을 꺼내 포마드 바른 머리를 빗어 넘기며 멋을 부리는 장면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라는 그는 단단한 근육질 몸매에서 우러나오는 가창력과 연기로 여자관객들의 시선을 떼지 못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과 유럽 투어에서 3년간 대니 역으로 열연을 펼치기도 한 제이미는 '오페라의 유령'의 팬덤, '아이다'의 라다메스 역 등을 통해 뛰어난 가창력을 인정받은 실력파 배우다.

"샌디가 극중에 '이겨라'라고 짧게 한국말을 하는 부분을 재미있어 해요. 웃음과 박수소리가 더 커지거든요."

샌디 역의 한나 역시 매력으로 뭉쳐져 있다. 소녀처럼 귀여운 외모에 솔로 앨범을 낼 정도의 아름다운 목소리, 거기에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마리아, '레 미제라블'의 코제트, '카발레'의 샐리 보울즈 역을 소화하며 다져진 그녀의 연기는 아마도 남성 관객들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할 것 같다.

뮤지컬 '그리스'는 춤과 노래가 함께 어우러지는 로큰롤 뮤지컬. 그렇기 때문에 영화와는 또 다른 느낌을 전해 줄 것이라는 한나는 "옆집 소녀같은 샌디의 과감한 변신을 기대해 달라."고 했다.

"그리스는 35년 동안 끊임없는 사랑을 받아온 작품입니다. 음악과 춤, 조명 등이 한데 어우러져 빚어내는 브로드웨이팀의 공연은 추억과 젊은이들만의 아련한 공감대를 선물할 것입니다."

뮤지컬 '그리스' 대구공연은 4월 12~23일 대구오페라하우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사진·김영욱기자 mirag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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