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강금실 대항마 누구?"…한나라당 '고민'

열린우리당이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강금실 카드'로 기세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유독 서울시장 선거에서만 뒤지는 결과가 나오면서 당내에서 외부인사 영입론이 점차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영입론을 강력하게 주장해온 박계동 국회의원은 4일 기자회견을 통해 "그동안 외부인사 영입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고 그 결과로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훌륭한 인사와의 교섭도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며 당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또 외부 영입에 대한 기존 후보들의 반발과 관련해서도 "한나라당이 폐쇄적인 정당으로 치부돼서는 안된다."며 "후보들의 열린 마음과 양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자신이 교섭을 벌인 외부인사가 누군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16대 국회의원을 지낸 오세훈 변호사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실제로 오 변호사는 최근 "당이 어려운 입장에 처하면 도와야 한다는 기본적인 고민을 하고 있다."며 영입에 강한 관심을 표시했다.

이같은 외부인사 영입론에는 이명박 서울시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황제테니스' 파문으로 곤욕을 치른 바 있는 이 시장으로서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절박감이 있다. 만약 후임에 여당 시장이 들어설 경우 자신에 대한 약점을 들춰낼 것이 분명하고 그렇게 되면 대선 가도에 치명타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시장과 친분이 있는 박 의원 입을 통해 외부인사 영입론에 불을 당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하지만 이같은 외부인사 영입론에 박근혜 대표가 부정적인 것이 문제다. 박 대표는 최근 외부인사에 대한 전략 공천론이 부각되자 발끈하면서 "당에서 뛰고 있는 후보들도 능력과 비전을 가진 손색이 없는 후보들"이라며 쐐기를 박은 바 있다.

한나라당이 서울시장 선거에 외부인사를 수혈할지 여부는 당 지도부의 결단에 달려있는 것 같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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