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검찰, 정몽구 회장 부자 소환 방침

현대·기아차그룹 비자금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가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기아차 사장의 불법 혐의를 포착하고 조만간 정 회장 부자를 소환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또 현대차 본사에서도 비자금 입·출금 내역이 담긴 장부 등을 압수해글로비스와 별도로 본사 차원에서 비자금을 조성해 관리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6일 브리핑에서 "현대차 그룹의 비자금 용처 부분을조사할 때 정 회장과 (외아들인) 정 사장에 대한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한다"며정 회장 부자를 불러 조사할 계획임을 밝혔다.

검찰이 정 회장 부자 소환 방침을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룹 차원에서 조성한 비자금이 불법 로비 등에 사용되는 데 총수 일가가 연루된 정황이 상당부분 포착됐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향후 소환조사 결과가 주목된다.

정 회장은 검찰의 압박 강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이번 주말에 귀국키로 결심한 것으로 알려져 정 회장 부자의 소환은 이르면 다음 주 초에 이뤄질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그룹 관계자는 6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정 회장이 '도피성 출국' 의혹이 제기되는 데 대해 불쾌해 하고 있으며 이번 주말 무조건 귀국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비자금 흐름'이 파악되는 대로 정 회장 부자를 소환해 정·관계 인사를대상으로 한 로비 등 용처 규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비자금 조성·관리·집행이 현대차 그룹 차원에서 임무를 분담하는 방식으로 이뤄졌고 정 회장 부자가 이 과정을 총지휘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현대차기획총괄본부와 글로비스 임직원들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6일 현대차그룹 압수수색 때 80억원대의 비자금이 보관돼 있던글로비스 입·출금 장부 외에 현대차 본사에서도 비자금 입·출금 내역이 담긴 비밀장부를 찾아내 분석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은 현대차 관계자들을 소환해 이 장부가 글로비스에서 옮겨온 비자금을 별도로 관리하던 장부인지, 현대차가 자체 조성한 비자금 사용 내역을 담은 장부인지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 기획관은 현대차 비자금 사건 수사 배경과 관련, "회사를 이용한 부(富)의축적, 이런 부분이 적법하게 이뤄져야 우리나라도 투명해진다"고 밝혀 재벌 2세들의경영권 편법 승계를 엄단하기 위해 수사가 시작됐음을 밝혔다.

특히 그는 "(경영권 편법승계)의 범죄 혐의 유무를 규명하려고 수사를 하게 됐다. 정·관계 로비 등에 포커스를 맞춰 생각할 필요는 없지만 우리나라 현실을 점검하고 있다"며 정·관계로 금품이 유입됐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구속수감된 이주은 글로비스 사장과 금융브로커 김씨도 비자금 조성·관리 등과관련해 검찰 수사에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정·관계 등을 대상으로 한 로비의혹의 전모가 조만간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현대차 비자금과 관련한 기업구조조정전문기업(CRC) 5곳의 사주 3명과현대차 자금 부문 담당자 1명을 당분간 소환조사하면서 현대차 비자금 조성 경위 및과정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또 김재록씨가 CRC 5개사와 연관이 있는지, 정·관계 인사에게 후원금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모종의 역할을 했는지도 파악 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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