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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총제' 폐지, 대안 마련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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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출자총액제한제도를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모양이다. 재정경제부는 내년 폐지를 주장한 반면, 공정거래위원회는 2008년 폐지 입장을 나타냈다. 시기가 문제일 뿐, 폐지가 기본 방침이라는 얘기다.

출총제 폐지가 능사일까. 출총제는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을 통제하겠다는 취지로 1987년 4월 도입한 뒤 1998년 2월 폐지했다가 2001년 4월 부활됐다. 정부는 양극화로 인해 중소기업 투자가 살아나지 않으니 대기업 투자를 유도할 목적으로 출총제를 포기하는 인상이다. 성장에 발목 잡혀 개혁을 포기하는 것이다. 하지만 오판일 공산이 더 크다. 고용 창출과 경기 부양은 중소기업 투자가 살아나야 가능하다.

재벌의 경제력 집중 억제는 금융회사의 여신 제도와 사외이사제 등 기존 시스템만으로도 가능하다고 정부는 주장했다. 은행을 제외한 다수의 금융회사가 재벌그룹에 소속돼 있고 '불완전한' 사외이사제로 재벌들의 문어발 규제가 정말 가능하다고 보는가. 게다가 출총제는 각종 예외 규정으로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태다. 현대자동차에 대한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듯이 순환출자를 통한 기업 지배방식이나 문어발식 계열사 확장이라는 재벌의 병폐는 지속되고 있다.

출총제 폐지는 산업과 금융자본이 한 몸인 상황에서 기업 지배구조의 외부 감시자를 없애는 것과 마찬가지다. 기업 지배구조의 정답은 없다. 하지만 원칙은 있어야 한다. 재벌들은 출총제를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규제라고 강조한다. 쥐꼬리 지분으로 편법 상속 등 각종 부정 비리를 저지르는 대기업도 유독 대한민국에만 많다. 출총제 폐지에 앞서 재벌 기업의 순환출자 폐해를 막을 수 있는 대안 마련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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