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대 총장선거 "많이 달라졌네"

오는 6월 16일 치러지는 경북대 총장선거가 선거관리위원회(대구 북구)에 위탁관리되면서 이전 선거와 많이 달라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번 선거는 총장 선거사상 처음으로 전자투표가 실시될 예정이고 공직선거법을 준용한 엄격한 규제를 받아 정책토론회(합동연설회)를 제외한 유권자 대면 접촉기회가 사라졌다. 또 교수회가 선정한 선거감시단(5명)이 은밀히 감찰활동을 벌이고 있어 '후보들의 몸사리기'도 역력하다. 이에 따라 경북대 교수회는 선거 후 선거백서를 발간, 선관위 위탁 선거의 문제점을 제기할 계획이다.

◇총장선거 사상 첫 전자투표

경북대 총장선거는 교수 1천 명, 교직원 600여 명, 학생대표(120명) 등 대규모 선거인단이 참여한다. 수업과 수술(의대), 출장 등으로 특정시간대에 투표가 쉽지 않고 상위득표자 2명이 겨루는 결선투표까지 갈 경우 후보 6명에 대해 2명씩 짝지운 투표용지를 만들어야 해 여간 번거롭지 않다. 이 때문에 선관위와 총장임용추천위원회는 전자투표를 실시키로 하고 20일 시연을 거쳐 기술상 문제가 없을 경우 시행키로 했다.

◇알릴 기회를 달라

최근 4년간 경북대에 임용된 신임 교수만 350여 명이다. 후보들은 이들을 대상으로 전화나 이메일 등을 통해 자신을 알리고 있지만 유권자들은 짜증만 내기 일쑤. 연구실 방문 금지 등 유권자 대면접촉을 막으면 후보들은 자신을 홍보할 기회와 대학 운영 아이디어를 얻는 데 한계가 많다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수회는 총장선거 홈페이지를 만들어 후보와 정책소개, 질의·응답코너를 만들고 후보 개인홈페이지와 연결시킬 계획이다. 또 합동연설회를 인터넷으로 생중계한다.

류진춘 경북대 교수회 의장은 "선관위가 총장선거를 마치 정치판 선거처럼 보고 단대별 토론회도 꺼리는 등 대학 현장을 무시한 규제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첫 등장한 교수감시단

선관위와 교수회는 공명선거를 위해 교수감시단을 구성키로 하고 각 후보별로 1명씩 추천을 요구했다. 그러나 후보들은 합의로 "차마 그럴 수 없다."며 고사, 교수회에서 5명을 은밀히 선발, 활동에 들어갔다.

한 후보는 "금품과 향응을 제공하는 선거운동을 하지 않아 별문제가 없지만 그렇다고 전혀 의식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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