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백순동(58) 씨는 지하철 역 주변에서 승객을 기다리는 일을 최근 그만뒀다고 했다. 지난 2월부터 버스, 지하철 환승 무료 및 할인제가 시작되면서부터 지하철 역에서 택시를 타고 인근으로 가는 단거리 손님들이 크게 줄었기 때문.
백 씨는 "지하철 상인역 경우 준공영제 실시 이전에는 출·퇴근 시간대 한꺼번에 10여 대의 택시가 단거리 손님들을 태웠지만 요즘 이 곳에서는 하루 1, 2대도 손님을 태우기 어려울 정도"라며 "하루에 1~2만 원 정도 수입이 줄어든 것 같다."고 한숨을 지었다.
시내버스 환승 무료·할인제가 실시되면서 택시 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지하철 역과 인근 2~3km 이내 지역을 오가며 승객을 실어나르는 이른바 '다람쥐 택시'는 거의 사라졌을 정도다.
이는 버스, 지하철 간 환승이 거의 공짜인데다 버스 노선 개편으로 지하철 역과 버스 노선의 연계성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형 택시업체인 삼성택시 경우, 127대의 보유 차량 가운데 부제를 포함해 미운행 택시는 하루 평균 42대로, 운행률은 67%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 곳 관계자는 "시내버스 환승 무료·할인제 실시 이후 택시 승객들이 대거 버스로 이동하면서 승차율이 10~15% 정도 떨어졌다."며 "택시 요금이 올랐지만 수입금이 오히려 비슷하거나 더 못한 수준"이라고 했다.
택시기사 박춘장(67) 씨는 "출근 시간대 벌이가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지하철 역으로 가달라는 손님은 하루 1, 2명에 불과한 지경"이라며 "순수입이 하루 7만 원에서 5만원으로 줄어들었다."며 울상지었다.
택시기사 김진동(66) 씨도 "지하철역 주변을 맴도는 '다람쥐'는 대구에서 이제 멸종 상태."고 했다.
지하철 대구역에서 만난 김수연(33·여·북구 관음동) 씨는 "짐이 많거나 아기와 함께 외출하는 경우가 아니면 굳이 택시를 타지 않는다."며 "예전에는 지하철 역에서 택시 기본요금 거리 이내로 가려면 그냥 택시를 탔지만 요즘은 버스를 무료 환승하니 편하고 돈도 절약된다."고 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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