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이 1일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농성을 벌이고 있는 영화인을 만나 대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양측은 팽팽한 입장 차이만 확인했을 뿐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한 채 서로 발길을 돌렸다.
이날 오후 2시 광화문 열린마당의 '문화침략 저지 및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농성현장을 찾은 김장관은 농성 천막 안으로 들어가 영화 인들에게 "정부의 입장을 이해해달라"는 말을 되풀이하며 스크린쿼터 축소의 불가피성을 피력했다.
하지만 영화인들은 "우리를 동료, 후배라고 생각한다면 장관직을 사퇴하라"고 까지 말하며 스크린쿼터 사수 입장을 고수했다.
이날 만남에는 정지영·이춘연 대책위 공동위원장, 안정숙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신우철 영화인협회 이사장, 김형준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김장관은 "예전에 영화인의 한 사람으로 영화를 사랑했고 지금도 사랑한다"며 "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진실된 마음으로 찾아왔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자 정지영 공동위원장은 "영화인 출신 장관이라 배신감이 더 컸다"며 "영화계와 문화부가 함께 가기 힘든 상황에서 과연 이런 만남 자체가 필요한지 의문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에 김장관은 "정부의 방침을 수정할 여지가 있는지 내부적으로 알아봤는데 도저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해들었다"며 "정부의 기조를 맞추면서 동시에 영화인의 우려와 분노를 받아들이려고 고민 중이다"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자리는 결론을 내거나 약속을 드리는 자리가 아니라는 점을 여러분이 더 잘 알 것"이라며 "어렵고 고뇌스러운 문제를 서로 나누고 싶어서 왔다"고 설명했다.
이춘연 공동위원장은 "예전부터 만나고 싶고 자랑했던 사람이 장관이 됐는데 불편해서 그동안 만나지 못했다"며 "사실 장관은 우리가 하지 말았으면 하는 대사만 하고 있어서 섭섭하다"고 스크린쿼터 축소를 둘러싼 김장관의 태도에 불만을 표시했다.
이어 김장관은 스크린쿼터 축소 현실을 인정해야한다는 등의 자신의 발언에 대해 "동료 영화인들의 열망과 뜻을 몰라서 그런 이야기를 한 것은 아니다"라며 "한미FTA는 내가 부임하기 전 수년 전부터 논의되고 합의된 사항이라 새 장관이 전체를 뒤흔들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김장관의 발언이 원론적인 수준에서 되풀이되자 천막 안 영화인들의 분위기는 격앙되기 시작했다.
김장관은 "영화인도 정부가 왜 이런 결정을 하고 진행하는지 이해하기 바란다"며 "영화 발전을 위하는 마음은 전임장관과 나 그리고 실무진이 다 같다"고 말하면서 오후 3시께 자리를 떴다.
한편 이날 열린마당에서는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소속 조합원 100여명이 노동절을 맞아 영화 스태프에 대한 근로기준법 적용 등을 요구하며 집회를 열었으며 일부 조합원이 삭발에 참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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