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30대책 이후 고가 아파트 청약 "고민되네…"

'내 대출 금액이 고작….'

고가 아파트 대출 제한을 내용으로 한 3·30 부동산 조치 이후 청약 시장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인기 지역의 경우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30평형대의 경우 청약자들이 느긋한 반면 6억 원 이상 고액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는 청약자들은 대출 조건과 청약통장 사용 여부를 두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가 아파트 청약자들이 우선 걸리는 문제는 중도금 대출.

주택업체와 금융기관들이 정부 규제책을 빠져나갈 수 있는 중도금 장기 대출 상품을 마련해 놓고 있지만 장기 대출은 연소득에 근거해 대출금액 제한을 받는 탓에 실질 소득을 적게 신고한 자영업자나 소득이 없는 퇴직자들은 사실상 금리가 낮은 제 1금융권 대출이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6억 원 이상 아파트가 대거 분양에 들어간 수성3가 지역과 범어동 지역의 롯데와 코오롱, 쌍용 모델하우스에는 자신의 대출 가능 금액을 알고는 적잖이 실망하는 방문객들이 늘고 있다.

한 업체의 관계자는 "50평형대가 넘는 6억 원 이상 아파트를 사려는 수요층은 일반 직장인보다는 대부분 자영업자나 재산이 많은 퇴직자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며 "연봉 5천만 원을 받는 직장인이 장기 대출을 통해 받는 중도금은 2억 원에서 2억 5천만 원에 이르지만 고소득(?) 자영업자 중에는 이보다 적은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제 1금융권 대출 금액이 적을 경우에는 캐피탈을 통해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금리가 6%대로 은행보다 2% 정도 금리를 추가 부담해야 한다.

청약통장 사용도 고가 아파트 수요자들의 고민거리 중 하나다.

청약통장을 한번 사용하면 향후 5년간 순위 자격이 사라지는 탓에 신중한 판단을 해야 하지만 3·30 조치 이후 6억 원 이상 아파트의 청약 분위기를 쉽게 종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분양대행사 장백의 박영곤 대표는 "3순위 내에서 마감이 끝날 정도로 분위기가 좋으면 청약통장을 사용해야 하지만 청약률이 미달되면 통장을 쓰는 것보다 선착순을 통해 좋은 동·호수를 고를 수 있어 오히려 나을 수 있다."며 "수성3가 지역은 모델하우스 방문객은 많지만 3·30 조치 이후 첫 분양되는 6억 원 이상 단지인 만큼 눈치를 보는 청약자들이 의외로 많다."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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