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방극장에 '새 직업군' 뜬다…시청자 시선 끄는데 한몫

안방극장에 새로운 직업군이 뜨고 있다. 그동안 드라마 속에서 각광 받았던 직업은 의사, 변호사, 재벌 2세. 하지만 최근 이름부터 예사롭지 않은 직업을 가진 주인공들이 시청자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조향사, 아쿠아리스트, 파티쉐 등이 그것. 드라마 속 생소한 직업이 주인공들의 사랑과 갈등 구조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극 초반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어 모으는데 한몫을 담당하기 때문에 제작진들은 새로운 직업군 찾기에 주력한다.

오는 17일 첫 방송되는 '스마일 어게인'(SBS)은 톱스타 김희선과 이동건의 안방 복귀작으로 기대를 모으는 작품. 여기서 이동건이 연기하는 직업은 '조향사'. 여러 향료를 섞어 새로운 향을 만들거나 제품에 향을 덧입히는 등의 일을 하는 향료 전문가다. 뛰어난 후각으로 아름다운 향기를 창조해내는 모습이 이동건의 부드러운 이미지와 오버랩될 예정이다.

같은 시기에 전파를 타는 성유리, 공유 주연의 '어느 멋진 날'(MBC)에도 흔치 않은 직업이 등장한다. 극중 성유리의 직업은 대형 수족관에서 고객이 관람할 수중 생물을 사육, 관리, 연구하고 전시회까지 기획하는 '아쿠아리스트'다.

'컨시어지'도 귀에 익숙하지 않은 직업이다. 오는 15일 방송되는 '야수와 마녀'(KBS2)에서 신예 조동혁은 호텔에서 총괄적인 안내를 담당하는 컨시어지를 연기한다. 현재 방송되고 있는 '연애시대'(SBS)의 감우성 직업은 '북마스터'다. 서점에서 고객에게 책을 골라주는 길라잡이인 북마스터도 낯설기는 마찬가지다.

이색 직업을 내세워 가장 큰 성공을 거둔 드라마는 지난해 방송된 '내 이름은 김삼순'(MBC). 김선아, 현빈, 다니엘 헤니 등의 호연에 직업에 대한 관심까지 가세해 전국 시청률 50%를 넘겼다. 여기서 김선아의 직업은 '파티쉐'. 파티쉐는 케이크, 쿠키, 파이 등 이스트를 쓰지 않는 과자와 빵을 주로 만드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내 이름은 김삼순'이 인기리에 방영된 후 제과제빵 학원에는 미래의 파티쉐를 꿈꾸는 수강생들의 신청이 급증했다는 후문이다.

또 올 초 시청률 30%를 넘기며 종영한 주말극 '슬픔이여 안녕'(KBS2)에서는 여주인공 박선영의 직업으로 '미스터리 쇼퍼'가 등장했다. 매장을 직접 방문해 물건을 사면서 점원의 친절도, 외모, 판매기술, 사업장의 분위기 등을 평가하여 개선점을 제안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현재 백화점, 음식점 등 거의 모든 서비스 업계에 고용되고 있는 미스터리 쇼퍼는 이 드라마의 성공과 더불어 신세대들에게 크게 어필했다.

이 밖에 유준상은 '영재의 전성시대'(MBC)에 빛의 예술가인 '조명디자이너'로 출연했고 유진은 '진짜 진짜 좋아해'(MBC)에서 보통 사람들과는 거리가 먼 '청와대 요리사' 역할을 맡았다. 지난 2005년 한 취업 정보사이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8.7%가 '드라마 속 직업에 매력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실제로 드라마에 특별한 직업이 등장하면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어에서 최상위에 드는 등 젊은이들의 미래 설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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