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미모의 부인이 의사를 찾아갔다. 그녀는 자랑을 늘어놓았다. "우리는 아직 한 번도 부부싸움을 한 적이 없어요." 의사는 이렇게 받았다. "그건 안 되지요. 당신네 부부는 아마 궁합이 맞지 않는 모양입니다. 건전한 부부는 적어도 한 주에 한 번쯤은 충돌하는 게 정상이지요." 세계에서 가장 즐겁게 산다는 프랑스 부부에 얽힌 이야기이나 우리나라의 경우도 '칼로 물 베기' 식 부부싸움 정도는 별반 다르지 않을는지 모른다.
· 프랑스 사람들뿐 아니라 거의 모든 부부들이 때로는 다투면서 정이 깊어지는 게 아닐까. 그런 다툼은 사랑의 갱신이나 확인에 다름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성들에겐 '속박의 시대'였던 유교사회에서도 남자들이 버림을 받는 기부(棄夫) 사례가 적잖았고, 요즘은 엽기적인 기부 사건들마저 종종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가족을 위해 여전히 헌신적인 사랑과 강인한 정신력을 보이는 쪽은 역시 어머니와 아내일 게다.
· 어머니이자 아내인 주부가 가족을 위한 장기 기증에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랑의 장기 기증 운동본부'가 1991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신장 기증자 800명을 분석한 결과 교환이식 기증자 중 74%가 여성으로 남성(26%)의 3배에 가까웠다. 또한 이들 기증자 가운데 42.9%가 주부로, 남편을 위해 기증한 경우가 50.8%나 됐다. 하지만 부인을 위한 기증은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22.2%다.
· '가정의 위기' '가족 해체'라는 말이 나온 지는 오래지만, 우리의 전통은 그래도 빛이 바래지 않고 있는 걸까. 가족의 건강과 행복에 헌신하는 우리 여성 특유의 희생정신이 장기 이식에도 반영되고 있는 느낌이다. 남성은 사회생활을 중시하고 그 일에 많은 시간과 정신을 들이기 때문에 가정이나 가족에게 신경을 덜 쓰는 탓도 있기는 하겠지만….
· 자연의 선물 중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 5월이다. 그래서 '계절의 여왕'이라는 말도 나왔다. 게다가 어린이'어버이'스승'성년의 날이 들어 있는 '가정의 달'이다. 이런 달이 정해진 데는 그 관계에 틈이 생겼기 때문이지 않은가. 아무튼 희망을 상징하는 어린이, 사랑을 아낌없이 주는 부모, 지혜를 나누는 스승과 제자, 사회에 갓 나서는 젊은이들의 패기 등이 어우러져 더 아름다워지는 사회가 공고해지기를….
이태수 논설주간 tspoe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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