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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함께-김소운 作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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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김소운

모시 한복을 손질해

옷걸이에 걸면서

잠시 눈앞이 흐렸다

평생 농사일 못 놓으셨지만

거울 앞에서

옷매무시 고르실 땐

여든의 나이가 무색하게

꼿꼿하신 등줄기로

서리던 기품,

서늘한 모시 올을 따라

묻어나는 엄마 냄새

기척도 없이 나를 깨운다

문득, 빗방울 듣고

문풍지 더듬는 바람처럼

벅찬 그리움이 듣거니 맺거니

치마폭에 얼굴을 묻는다

어머니의 삶은 고향을 지키는 일이었다. 고향에서 '평생 농사일 못 놓으시'는 삶이었다. 대처(大處)로 떠나보낸 식구들 뒷바라지를 위해 '뼛골 빠지게' 농사일했던 것이다. 그 어머니가 계셨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다. 어머니는 나이가 들수록 마음 속에 큰 자리로 계신다. 그래서 우리가 힘들어 할 때, 마음 둘 곳 없을 때, 홀로 막막해 할 때, 어느 새 곁으로 다가오신다.

젊은이여, 언젠가 그대들도 이승에 계시지 않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치마폭에 얼굴을 묻는' 날 있으리.

구석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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