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표 피습…대구·경북 선거전 변수되나

5.31 지방선거를 10여일 앞둔 시점에 터진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피습사건의 추이에 대구.경북(TK)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역 여야 정치권은 대구.경북이 박 대표의 '정치적 고향'이라는 점에서 이번사태가 어떤 형태로든 선거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경북이 '텃밭'인 한나라당은 지난해 4.30 영천, 10.26 대구동을 재선거 당시 '박풍(朴風)'이 상당한 힘을 발휘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로 박 대표의 '지원 사격'이 사실상 불가능해질 경우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를 내비치기도했다.

한나라당 대구시당 선거대책위원회(공동위원장 강재섭 안택수)는 사건발생 하루뒤인 21일 오전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이날 이후 모든 선거운동을 잠정 중단하는 한편 유세차량 로고송 및 율동을 자제하고 유세차량과 지역구 국회의원 사무실에 '박근혜 대표의 쾌유를 기원합니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붙이기로 했다.

또 김범일 대구시장 후보를 비롯한 한나라당 대구.경북 후보자들은 이날 오후 ' 박근혜 대표 쾌유 기원 및 정치테러 진상규명 촉구대회'를 개최했다.

경북도당도 선거대책위원장, 선거본부장, 각 후보 연석회의와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회의를 잇따라 열어 정부의 조속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선거운동 대책을 논의했다.

도당 이동주 사무처장은 "전국적으로 박 대표의 지원유세를 강하게 기대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당이 흔들림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휴일 유세전에 나선 여야 대구시장, 경북도지사 후보 진영에서도 박 대표 피습사건의 향후 파장이 주요 관심사가 됐다.

열린우리당 박명재 경북도지사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해 "충격과 경악을금할 수 없다. 테러는 중대한 범죄행위이고 이 땅에서 영원히 사라져야 할 인류 공동의 적"이라면서 "박 대표가 받은 정신적 충격에 대해 깊은 위로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재용 대구시장 후보도 기자회견을 열어 박 대표 피습 현장에서 난동을 부리다붙잡힌 박모씨가 우리당 기간당원으로 밝혀진 것과 관련해 "당혹감과 함께 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힌 뒤 박 대표의 쾌유를 비는 뜻에서이날 일정을 취소하고 수성구 상동 한 양로원을 찾아 봉사활동을 벌였다.

한나라당 김관용 경북도지사 후보는 성명을 통해 "범인의 신분이나 이유 여하를불문하고 (이번 사태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해치는 일대 사건"이라고 말했고, 김범일 대구시장 후보측 전태흥 대변인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권위주의 독재시대에 있었던 정치테러가 부활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논평했다.

김관용 후보는 오후 박 대표 위문차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을 찾았다.

지역 정가에선 특히 경북 중.북부권을 중심으로 현직 단체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지역들의 경우 박 대표의 '부재'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