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35). 갈기머리를 휘날리며 마운드를 주무르던 '야생마'이자 '삼손'이었던 사내. 국내 프로야구 스타로 지내다 일본의 주니치 드래곤즈를 거쳐 야구의 본고장 미국에서 보스턴 레드삭스 무대도 밟았던 그가 2004년 6월 갑자기 투수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그리고 오래 전부터 꿈이었다며 록 가수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2004년 12월 7일 열린 '2004 제일화재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서 록그룹 '왓'(What)을 이끌고 공식 무대에 선 그가 이제 대구 팬들과 정기적인 만남을 약속했다. 지난 달 29일 1집 '왓!왓?'(What! What?) 발매기념 전국 투어차 대구 중구 동성로의 클럽 '라이브인디'(cafe.daum.net/liveinD)를 찾았다가 지역 록 마니아들을 열광시켰기 때문.
심상치 않은 연주와 가사를 실연한 왓은 이제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라이브인디에서 록음악 팬들과 만난다. 그 두 번째 무대는 26일 오후 7시 라이브인디. 이 씨는 e-메일을 통한 인터뷰에서 "서로 같이 할 수 있었다는 것이 좋았다."며 지난 달의 첫 공연에 대한 느낌을 이야기했다. 이 점은 이 씨가 "공연할 때마다 항상 느끼는 것"이란다.
음악을 시작한 지 2년, 싱글앨범 '왓!'(What!)을 발매한 지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 이 씨에게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이 씨의 대답은 간단했다. "2년이고 1년이고 시간은 상관이 없다. 굳이 '음악인'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그냥 한 사람으로서 내가 열심히 할 수 있는 것을 열심히 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런 마음가짐 때문일까? 이 씨는 무대에 오를 때 "'잘해야 한다'는 생각보단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선다."고 했다. 데뷔 초기에도 "최고 록밴드가 되기보다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으로 '초심'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그였다.
록 가수로 변신 이후 '투수로 돌아갈 생각은 전혀 없다.'고 했던 이 씨는 "투수로 비춰지든 음악인으로 비춰지든 아무 상관 없다."며 "그냥 열심히 할 수 있는 것을 열심히 할 뿐"이라고 의지를 다잡았다. 지난 3일 발매된 1집 앨범에 관해서 물어봤다.
"멤버들의 마음과 영혼이 실려있는 앨범"이라는 자신있는 답변이 돌아왔다. 리듬기타에 보컬도 맡고 있는 이 씨는 작사·작곡까지 해 다재다능함을 뽐내고 있다. 싱글 앨범에서도 그랬듯 1집에서도 12곡 중 9곡의 가사를 지었고, 'Guitar'는 작곡까지 맡았다. 이 씨는 "살아가면서의 느낌을 음악으로 옮긴다."고 했다. 특히 'Guitar'는 '영혼을 함께할 나의 친구야'라며 기타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현하고 있는 곡이다.
'하고 싶은 것을 열심히 한다.'는 자신의 말처럼 이 씨는 그 느낌을 "그냥 보이는 대로 이야기하고 솔직하게 표현"한다. 그래서 사회를 비판하는 내용이 많이 담겨 있다. 1집의 'A.R' '개수작' '썩은 돼지' 등은 대표적인 곡. 비정상적인 현실에 대해서 거침없는 독설을 내뱉는다.
대구 팬들에게는 "우연히나마 공연장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길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 활동 시작 때 "야구 시절 이상훈을 팔면서 음악을 하고 싶지 않다."고 했던 이 씨는 이제 록그룹 '왓'의 리더로서 살고 있다. 전국 투어로 연습시간이 많지 않다지만 "개인적으로 연습이야 늘 해야죠. 항상 머리 속으로 생각하고 몸으로 익히고…. 연습이란 게 그냥 남들과 다를 바 없는 일상"이라고 말할 정도가 됐다.
'에너지와 자신감을 주는 단어'라는 '왓'은 이 씨가 야구하던 시절 간간이 공연 무대에 섰을 때 썼던 이름. 이 씨는 "멤버 모두가 무대에서 충실할 것을 가장 중요시 여긴다."며 "앞으로도 '솔직한 음악'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마운드가 아닌 클럽 무대에서 록 팬들과 만나며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이 씨는 멤버들의 개성과 음악성을 모아 새로운 무언가(what)를 창조해내고 있다. 공연문의)011-9867-3277.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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