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맛·서비스는 기본…이젠 '저가 승부'

불황이 지속되면서 외식시장에서 '저가마케팅'이 확산되고 있다. 싸게 많이 팔아서 마진을 남긴다는 저가마케팅은 자칫 음식의 질과 고객서비스가 '싸구려'일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 외식시장에서 수많은 가격파괴 브랜드들이 반짝 인기를 누리다가 명멸한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저가격 고품질 전략으로 저가마케팅의 함정을 피해가고 있는 두 업소를 만나봤다.

선물 공세 못해도 맛으로 승부

◆치킨·피자세트 9천 900원

대구 달서구 용산동 치킨·피자배달전문점 '만사오케이'. 주인 신동기(44) 씨는 지난 2004년 이 업소를 개업했다. 이 업소의 주력 상품인 피자와 치킨 반 마리 세트 가격은 9천900원에 불과하다. 주말에는 하루에 100세트가 팔릴 정도로 인기가 좋다. 비결은 역시 싸다는 것. 신 씨는 치킨·피자배달점을 하기 전 대구 성서공단 주변에서 족발전문점을 운영했지만 공단 경기가 위축되면서 업종을 변경했다.

매년 일본에 나가서 음식박람회 등을 둘러보면서 시장조사를 한다는 그는 일본에서 음식값을 낮추고 질은 높인 식당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을 보고 저가마케팅을 도입했다.

단가가 싸다 보니 원가절감이 중요한 관건. 하지만 가격이 싸다고 품질마저 떨어져서는 경쟁력이 없다. 신 씨는 국내 최고급 치즈와 닭을 사용해 중저가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신 씨는 앞으로 원가절감을 위해 치킨 소스 개발 허가를 받아 직접 제조해 볼 생각이다. 마진이 적다보니 다른 업체처럼 선물공세 등을 할 수 없지만 음식은 역시 맛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전략이다.

"외식업은 단기간에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단기간의 이익보다 장기적으로 접근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싸니까 주문 더 많아…최고 전략은 '서비스'

◆삼겹살 3천 원·소주 2천 원

대구 달서구 본동 '먹향'. 이 음식점은 삼겹살 1인분 3천 원, 소주 1병 2천 원으로 가격을 경쟁 업소 보다 대폭 낮췄다.

삼겹살이 다른 음식점보다 싸니까 양이 적고 품질이 떨어지는 것은 아닐까. 주인 임대상(52) 씨는 "절대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지난해 12월 식당을 개업한 임 씨는 "어려운 경제에 어떻게 하면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저가마케팅을 시작했다."면서 "적게 팔고 마진을 많이 남기는 것보다는 많이 팔아서 마진을 보완하는 방법을 택했다."고 말했다.

이 음식점의 고객층은 다양하다. 음식값에 부담이 없기 때문에 학생들을 비롯해 중장년층 고객이 많은 편. 소주 가격이 싸기 때문에 고객들이 더 많이 주문하는 장점도 있다. 소주가 싸다고 더 주문하기 때문에 안주 등 매출이 덩달아 오른다는 것이다. 개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이 업소의 하루 평균 매출은 230만 원 정도에 이른다.

임 씨가 저가 마케팅과 함께 특히 신경쓰는 것은 서비스. 음식값이 싸더라도 서비스는 최고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전략이다. 임 씨는 "종업원들에게 손님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처럼 친절하게 모시라고 항상 강조한다."면서 "가게 문을 닫는 순간까지 저가판매를 고수하겠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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