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 '한지붕 3대' 가구 급증

미국에서 조부모와 부모, 자녀 등 3대가 한 집에 모여사는 대가족 붐이 일고 있다.

뉴욕타임스 온라인판 25일 미 통계청의 자료를 인용, 3대 이상이 한집에 사는 이른바 '대가족 가구'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물론 대가족 가구는 마지막 센서스가 실시된 2000년 420만 가구로 전체 미국 가구의 4%에 불과하다.

하지만 1990년에 비해 2000년에는 대가족 가구가 38%나 증가했고, 전문가들은이런 추세가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에 따라 부동산 개발업자 등은 대가족가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집을 짓는데 주력하고 있다.

3, 4대가 함께 살기에 적합하도록 정원이 넓어지고 세대별 특색에 맞게 디자인된 침실과 부엌 등이 '한지붕 3대' 가구의 특징이 되고 있다.

대가족이 늘어나는 원인으로는 역시 경제적 요인이 첫번째로 거론된다.

최근 집값이 급등해 주택 임차료 또는 집 구입비가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부모 집으로 들어가 생활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집값이 다른 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캘리포니아주에서 대가족 가구가 많은점은 이런 흐름을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부모집으로 들어가면 만만치 않은 자녀 양육비도 절약할 수 있는 장점도있다.

여기에 아시아 이민자들이 늘어난 것도 주요 요인으로 거론된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손자들을 돌보는 것이 전통인 아시아 이민자들의 경우 자연스럽게 미국에서3대가 모여 살고 있다.

또 문화적 요소도 빼놓을 수 없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장성하면서 부모와 함께살려고 하는 경향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세대간 결합운동을 하고 있는 돈나 M. 버츠는 "가족들은 그동안 너무 오래 헤어져있었다.

이제 그 반대 흐름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가족 가구를 분석해보니 62%가 1세대, 즉 할아버지 세대가 주도해서 모여살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혼가정에서도 대가족 가구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사는 앤브리스토우(66) 여사는 최근 36살된 딸과 올해 20개월된 손녀와 함께 살기 위해 방두 개가 있는 집을 샀다.

이혼해 혼자살고 있던 트리스토우 여사는 인디애나주에서 대학 사서로 일하다은퇴한 뒤 딸이 자신과 마찬가지로 홀로 손녀딸을 키우게 되자 다른 딸이 살고 있는시애틀로 가서 자연스럽게 3대가 함께 살게 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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