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與 '읍소작전'에 野 " 구걸정치"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피습 사건 후 선거 상황이 급변했다며 비상총회를 열어 '읍소작전'을 펼치자 야당은 일제히 '구걸정치' '신파정치'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25일 "한나라당의 싹쓸이를 막아달라."는 내용의 대국민호소문을 발표한 열린우리당의 비상총회는 최근의 급변하는 선거 상황에서 비롯됐다. 염동연 열린우리당 사무총장은 "상황이 언론보도보다도 훨씬 심각하다. 기초단체장 230곳 가운데 우리당의 승리가 확실한 곳은 2곳뿐"이라고 말했다.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 대변인인 오영식 의원은 "서울시내 25개 구청장은 '전패'가 확실하다."고 말했다.

박 대표 피습 사건 후 한나라당 지지층이 결집하는 것만큼 열린우리당도 뭉쳐줘야 되는데 오히려 거꾸로 가는 것이 확연해지고 있는 것.

이 분위기는 이날 비상총회 내내 계속됐다. 자유토론에서도 소장파들은 일체 함구했고 단지 당 중진과 원로급 의원들만이 나서 당의 단합과 결속을 독려했다.

정동영 의장의 전날 '민주세력 대연합론'도 도마위에 올랐다. "지금 그런 얘기를 할 때냐."는 것이 소장파 의원들의 불만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여당 초유의 '읍소작전'에 대해 야당의 반응은 싸늘했다.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은 "눈물 몇 방울의 반성으로 누적된 불신을 씻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정현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패배가 자명해지니까 경기하다 말고 감독이 선수들을 그라운드 밖으로 불러낸 뒤 심판에게 '0'패나 모면하게 해달라고 사정하는 꼴"이라며 "여당의 대국민 협박"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논평에서 "열린우리당의 대국민 호소문 발표는 대국민 사기극이자 신파극"이라며 "평소 공부 안 하던 학생이 시험 전날 공부한다고 해도 점수가 안 나오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비난했다.

민노당 박용진 대변인도 "우리당의 패배는 개혁세력의 패배가 아니라 개혁 배신세력의 패배이며 우리당의 호소는 졸렬한 구걸정치"라며 "어떤 동정이나 미련도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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