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어디면 어떠랴 "대~한민국"…월드컵 이렇게 볼래요

2006 독일월드컵 D-13. 이제 만인이 밤 잠을 설칠 월드컵이 바로 코 앞이다.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지난 2002년의 짜릿한 흥분과 환희를 잊지 못할 것이다. 이젠 저마다 응원을 어디서 할건지, 누구와 어울려 할건지, 어디서 할건지 한창 고민할 때다. 축구마니아를 자칭하는 사람들로부터 올해 응원 계획을 들어봤다.

▶신종구(33·동해전장)씨=회사에서 축구 동호회 활동을 5년째 이어오고 있는 축구광. 신씨는 올해 월드컵 모토를 '가족과 함께'로 잡았다. 특히 토고전은 처남 집에서 온 가족이 모여 응원을 펼칠 예정이다. 신씨는 "프랑스와 스위스전은 모두 새벽 늦게 열리는 탓에 부인과 단 둘이서 맥주 한 잔 하면서 조용히 보지 않겠나."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이 한창일 때는 회사 동료들과 근처 호프집에서 열광적인 응원을 했지만 이번 월드컵은 시간대가 맞지 않아 그렇게 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최인준(23·영남대 법학과 휴학)씨=복학을 앞둔 최씨는 이번 월드컵을 독일에서 직접 관전할 예정이다. 유럽 배낭여행을 꿈꾸고 있다 마침 독일 월드컵을 기회로 실행에 옮긴 것. 최씨는 "친구들은 월드컵 기간 동안 한창 시험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에 무척 부러워한다."며 좋아했다. 최씨는 고등학교 시절 잠시 붉은 악마로 활동하기도 했고 지난 2002년에는 월드컵 경기장 입장표를 구하기 위해 경기 하루 전부터 경기장 앞에서 밤을 샜을 정도로 열성적이다. 최씨는 현재 여행경비 마련을 위해 열심히 아르바이트 중이다.

▶지은주(28·여·용인대 백호체육관 관장)씨=태권도장을 운영하고 있는 지씨는 열렬한 대구FC 서포터즈. 홈경기 뿐 아니라 원정까지 시간만 허락한다면 빠지지 않는다. 그녀는 월드컵 기간 동안 서포터즈 회원들과 체육관에 모여 큰 스크린을 통해 응원할 생각이다. 지씨는 "지난 2002년에는 임신 중이라 어쩔 수 없이 집에서 조용히 봤는데 이번엔 한을 풀 계획"이라고 벼르고 있다. 그러면서도 K리그 사랑을 잊지 않는다. 그녀는 "경기장에 관중들이 많이 찾아 K리그가 활성화되어야 월드컵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목에 힘을 주었다.

▶신순향(36·여·주부)씨=현재 수성여성축구단의 레프트 윙으로 활약하고 있는 신씨는 올해도 지난 2002년과 마찬가지로 길거리 응원에 참가할 준비를 하고 있다. 신씨는 "2002년 때 축구단 회원들과 음료 무료 봉사를 했는데 올해도 그럴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는 응원이 더욱 든든할 것 같다. 이번 길거리 응원에는 일곱살과 세살인 아들 2명이 함께 동참하기 때문. 신씨는 "2002년 때와 같이 우리 축구국가대표팀이 또 다시 사고를 쳤으면 한다."라고 간절히 바랐다.

▶갈론 푸트난(Galon Putnan·43)씨=미 8군 헨리 캠프에서 군무원으로 일하는 푸트난씨는 "올해 길거리응원에 참여할 절호의 기회"라며 기대에 부풀어 있다. 그는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미국에서 TV를 통해 본 한국의 대대적인 길거리 응원이 그렇게 인상적일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로서는 그 모습이 상당한 충격이었다. 푸트난씨는 "브라질 같은 축구 강국들도 물론 열성적인 응원 문화를 가지고 있지만 당시 한국의 응원 분위기는 다른 어떤 나라와도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열광적이고 파워풀했다."고 말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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