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말의 달인] "보람에 산다" 쉬기 대신 봉사·공부

◆넌 노니? 난 봉사한다

강은미(37.여.동화구연 강사) 씨는 주말이 즐겁다. 평소보다 더 바쁘다. 8년전부터 봉사에 발을 들여놓은 강 씨는 할머니들을 위한 한글교육, 보육시설 아이들을 위한 동화구연, 장애인·치매 노인들을 위한 풍선아트 등으로 주말 무료 봉사의 달인이란 소리를 듣는다.

지난달 27일 '대구 중구 장애인 재활 공동작업장'. 오전 10시부터 1시간30분정도 진행된 풍선아트 강의내내 장애인들의 얼굴엔 웃음이 떠나지않았다. "뻥! 뻥!" 터지는 풍선 소리도 마냥 즐겁기만 하다. 이들은 강씨의 손길에 따라 풍선이 어느 덧 왕관으로 변하자 머리에 써보며 티없이 맑은 웃음을 그칠 줄 몰랐다.

강 씨는 "풍선 아트는 5년 전 취미로 배우기 시작했는데 장애인, 시설 아동 등에게 인기가 좋아 3년 전 자격증까지 땄다."며 "이젠 자녀들도 함께 도와주니 기쁨은 갑절"이라고 했다.

대구시 달서구내 중국식당 주방장들의 모임인 '촛불봉사단'. 이들도 주말이면 지체장애인 시설을 찾아 주특기인 자장면 봉사를 한다. 탕수육과 오이야채국 등도 이들이 만드는 주메뉴다. 이들은 주말만 되면 식재료를 준비해 고령 들꽃마을 등을 찾는다.

'촛불봉사단' 초대회장 박춘식(52) 씨는 "대구에서 1시간20분 정도의 거리이기 때문에 가족들과 함께 오기에도 좋다."며 "들꽃마을 주변은 경관이 아름다워 주말이면 큰 부담없이 나들이하는 기분으로 가볍게 찾는다."고 말했다.

◆공부하고 요리 배우기도

14년 전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삼성생명에 입사한 민근희(31.여) 씨에게 주말은 보다나은 자신을 설계해가는 좋은 시간이다.

요가, 수영, 헬스 등 취미활동도 하지만 무엇보다 공부하는 것이 그에겐 가장 큰 즐거움이다. 주 5일 근무제에 맞춰 공부 리듬을 맞춰가는 민 씨는 2년 전 방송통신대를 졸업하고 이젠 경북대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있다.

토요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는 외국어 능력 향상을 위한 '영어공부 모임'을 갖고 있으며 일요일에는 집 근처인 계명대 도서관, 경북대 도서관에서 주로 시간을 보낸다.

지난해에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기 위해 'KOICA'의 한국어 교사 양성과정을 거치기도 했다. 자기 관리도 하면서 봉사도 하겠다는 것.

"집에서 쉬면 더 나태해진다."는 그는 주말을 잘 이용해 4개월만에 한식 조리사 자격증을 따기도 했다. 대구시 자원봉사센터 가족봉사단에서 주말을 활용해 봉사활동을 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일이다.

자신의 직업을 살리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주말을 활용하기도 한다. 식당업을 하고 있는 김현정(36.여) 씨는 동아쇼핑 문화센터에서 토요일 오후엔 양식, 일요일 오전엔 한식을 배우고 있다. 김 씨는 "새 메뉴를 개발하는데도 큰 도움이 되며 뭔가를 배운다는게 삶의 큰 활력소"라며 "고용보험에서 계약직 근로자들에겐 80%까지 수강료를 지원해주기 때문에 비용문제도 걱정이 없다."고 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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