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시장을 두고 하반기 은행권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 은행들의 공격적 영업에 시중은행들이 대출한도를 늘리는 등 발빠른 대응 태세를 갖추고, 지방은행은 특화전략으로 이에 맞서는 양상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시장이 과열됐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은행권이 신용대출 부문에 더욱 무게를 싣고 있어 신용대출 시장이 확대되는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HSBC를 비롯한 외국계 은행들은 최근 일반 직장인을 대상으로 별다른 담보없이 최대 5천만 원까지 신용대출을 해주고 있다. 전문직 종사자는 신용대출 한도가 1억 원까지 올라간다. 시중은행에 비해 금리가 다소 높기는 하지만, 평범한 직장인들에게는 매력적이다.
외국계 은행으로 가는 고객들의 발길을 잡기 위해 시중은행들은 신용대출 한도를 높이고 금리는 낮췄다. 신한은행은 지난 달 전문직 대상 신용대출 상품인 '탑스전문직우대론' 한도를 1억 원에서 2억 원으로 올리고 금리는 0.5% 포인트 내렸다. 국민은행도 이번 달부터 고객신용등급을 세분화하고, 최고 등급 고객에게는 신용대출 한도를 5천만 원에서 1억 원으로 확대했다. 또 우량고객에게는 금리를 0.1~0.3% 포인트 깎아준다.
우리은행은 지난 3월 의료기관 직원들을 상대로 '우리메디클럽'이라는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300병상 이상의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의사들은 최저 연 5.46%로 3억 원까지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다.
대구은행은 이에 앞서 지난해 8월 의사, 변호사, 약사, 법무사 등 전문직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전문직무보증신용대출'을 개발했다. 최저 6.24%의 금리로 최대 3억 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지난해 말 108억 원이었던 이 상품의 실적이 올해 3월에는 164억 원으로 늘었다.
또 외국계 은행과 시중은행의 대출시장 공세에 맞서 대구은행은 지역 자영업자에 대한 특화보증대출이라는 틈새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현재 패션주얼리특구(대구 중구), 모다아울렛상가, 팔공산도립공원 상가, 신용카드가맹점 등 지역 자영업자들은 최저 연 5.61% 금리로 1억 원까지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공무원에게 최고 1억 원까지 신용대출해주는 '공직자우대대출(최저 연 6.81%)'과 공무원 퇴직금의 50% 범위 내에서 최대 5천만 원까지 대출해주는 '공무원가계자금대출(최저 연 5.24%)'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그러나 "신용대출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마케팅 대상이 공무원, 교사 등 신분이 안정된 계층이거나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종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평범한 직장인들이 신용대출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평소 신용관리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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