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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5K 추락, 예견된 사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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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최첨단 전투기라고 자랑하던 F-15K가 야간 요격훈련 중 맥없이 추락한 것으로 드러나자 공군과 보잉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공군과 보잉은 전투기와 조종사들이 무사할 가능성에 실낱 같은 기대를 걸어왔지만 8일 오전 2시께부터 사고해역인 경북 포항시 동북쪽 48km 동해상에서 기체잔해가 속속 발견되자 허탈함과 침통한 표정이 역력하다.

더욱이 5조 4천억여 원에 이르는 막대한 혈세를 투입해 도입한 지 8개월여 만에 어이없는 추락사고가 났음에도 공군과 보잉 측은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다.

자칫 정확한 사고원인이 가려지기도 전에 기체결함이나 조종사의 과실 등으로 잘못 전달될 경우 양측 모두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사견'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는 것이다. 공군과 보잉의 조심스런 반응과 달리 군 안팎에서는 F-15K가 우리 나라에 도입되기 전부터 잇단 구설수에 올랐던 기종이어서 예견된 사고가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F-15K가 공군 차세대 주력 전투기로 선정되기 전부터 한국 측 주문을 끝으로 단종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았고 우리 공군에 인도되고 난 뒤에도 공대지 미사일 주파수 미확보, 정밀폭격 소프트웨어 미장착 등 잡음이 끊이질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10월 공군에 인도된 3,4호기가 그해 8월 미국에서 최종 시험비행을 하다가 미끄럼방지 브레이크 지시등(燈)의 스위치가 비정상적으로 작동해 비상착륙을 하기도 했다.

당시 조종사는 이런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지상 요원들의 신호로 뒤늦게 상황을 파악하고 비상착륙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F-15K 제작사인 보잉사가 소재한 미국 세인트 루이스의 '포스트 디스패치'지는 지난해 3월 이 전투기가 한국 주문을 마지막으로 새로운 거래기회를 갖지 못할 수도 있다고 보도함으로써 F-15 전투기 시대가 마감될 것임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다수 공군 관계자들은 이번 F-15K 추락사고 자체가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야간이나 악천후에도 비행이 가능하고 조종사의 비행착각을 줄여주는 최신 항법장비와 첨단헬멧 등을 갖추고 있는데 왜 사고가 났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F-15K에는 야간공격용 적외선전방 탐지장비(FLIR), 광각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 야간공격능력의 핵심장비인 랜턴포드가 장착돼 있다. 이들 장비는 디지털 자동비행장치와 연결돼 전천후 지향추적과 저공침입이 가능하도록 도와준다.

공군은 기체, 엔진, 무장, 법률 전문가 10여 명으로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수거된 기체잔해의 정밀분석에 착수하는 한편 기체 잔해 발견으로 전투기가 추락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리고 장례식 등 후속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보잉사도 수거된 기체잔해를 분석하기 위해 F-15K 제작에 참여한 엔지니어는 물론 책임 논란에 대비해 법률 전문가 등을 한국에 긴급 파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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