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교재 폭리로 돈 잔치 벌인 EBS

한국교육방송공사(EBS)가 독점인 수능교재로 매년 수백억 원의 폭리를 취해 왔으며, 일부 직원들은 업체로부터 뇌물까지 받은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밝혀졌다. 폭리를 취한 돈으로 EBS는 공익적 목적에는 쥐꼬리만큼 사용하고 직원들의 성과급이나 격려금'술값'밥값 등에는 마구 펑펑 사용해 돈 잔치를 벌였다니 전액 출자한 정부가 EBS라는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꼴이다.

많은 수험생들은 여전히 수능교재로 EBS 교재를 사용한다. 정부가 지난 2004년 EBS 수능교재로 공부하면 시험을 잘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EBS도 매년 수능 문제의 70% 이상이 EBS 수능교재에서 출제됐다고 맞장구를 쳐 교재를 살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 놓았다. 그래 놓고는 이 해에 382억 원의 이익을 남겼다니 기가 찬다.

감사원이 밝힌 교재의 실제 평균 원가는 1천 원 안팎. 이를 다섯 배도 넘는 평균 5천900원에 팔았다니 될 말인가. EBS의 수능 강의는 '공교육 정상화를 통한 사교육비 경감'에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수험생들에게 교재 팔아 막대한 이익을 챙기는 게 미안해서인지 툭하면 사교육비를 줄이는 데 쓰겠다며 EBS는 기회 있을 때마다 공언해 왔다. 그러나 지금은 그게 다 거짓말임이 드러났다. 더 분통 터지는 것은 이익을 그만큼 남겼으면서도 2004년의 경우 공익적 목적에는 고작 14억여 원을 사용했다는 사실이다.

EBS는 이번 수능교재 폭리 파문을 계기로 거듭나야 한다. 지금 수많은 학부모들은 사교육비에 등이 휜다. 이를 생각하면 '수능교재 폭리'는 있을 수 없다. 감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며 개선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EBS는 말했다. 당연히 교재값도 학부모와 수험생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낮춰야 한다.